내용요약 이시우 코치(빅피쉬골프아카데미 원장) 인터뷰
탁월한 샷에 남다른 적응력까지
세계적인 선수 성장 ‘파란불’
김주형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셀카를 찍고 있다. /PGA 투어 페이스북
김주형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셀카를 찍고 있다. /PGA 투어 페이스북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이달 초 미국프로골프(PGA)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다음 시즌 투어 회원 자격을 획득한 김주형(20)은 명실상부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이다. 그는 임성재(20위)보다 높은 세계랭킹 19위에 올라 있다. 현재 한국 선수로는 최고 순위다.

현재도 현재이지만, 여전히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9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개최되는 미국과 인터내셔널의 남자골프 국가대항전 프레지던츠컵 출전을 사실상 확정했고, 2023년 9월로 1년 연기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세계랭킹에 따라 출전 자격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근거리에서 스윙을 가르쳐왔던 이시우(41) 코치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김주형의 장점을 늘어놨다. 빅피쉬골프아카데미 원장인 그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을 비롯해 이보미(34), 박현경(22) 등을 가르친 국내 최고의 골프 교습가다.

◆ 탁월한 샷에 남다른 적응력까지

이시우 코치는 김주형의 강점을 두고 “남들보다 연습을 많이 한다. 대회마다 개최지가 다르고 코스 레이어드도 다르다.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투어, 유럽투어, 미국투어를 오가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게 어떤 건지 빨리 캐치해 연습으로 보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잘하는 걸 더 잘하고 못하는 건 그냥 놔두려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다 잘하고 싶어한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려 하는 의지는 프로 선수들에겐 중요한 부분이다. 그걸 알고 실행에 옮기려 한다는 게 큰 강점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주형은 키 180cm, 체중 100kg에 이르는 신체적 장점을 살려 장타를 뽐낸다. 여기에 정교한 아이언 샷과 퍼트 등 쇼트 게임 능력도 뒤지지 않는다. 이시우 코치는 “단순히 드라이버를 잘 치거나 퍼트를 잘한다기보단 전반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가려 하는 선수다”라고 거듭 밝혔다.

샷 기술적인 탁월함 외에도 성공 요인들은 더 있다. 김주형에게는 ‘골프 노마드(유목민)’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김주형은 서울 출생이지만 필리핀, 호주, 중국, 태국 등에서 골프를 배웠다. 프로 데뷔도 코리안 투어가 아닌 아시안프로골프투어에서 했다. 덕분에 낯선 나라의 언어, 기후, 음식, 문화, 코스 잔디 등에 적응하는 건 이미 익숙한 일이 됐다. 3~4년 전 김주형과 처음 마주했다는 이시우 코치는 “그때도 영어 구사는 잘 했다. 어릴 때부터 해외를 돌면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익혔다. 영어로 얘기하는 게 더 편한 선수다”라고 귀띔했다.

빅피쉬골프아카데미 원장인 이시우 코치. /골프다이제스트 제공
빅피쉬골프아카데미 원장인 이시우 코치. /골프다이제스트 제공

◆ 세계적인 선수 성장 ‘파란불’

경기 안팎으로 단점을 찾기 어려운 김주형은 자신만의 역사를 써내려 가려 한다. 어린 나이이지만, 지금까지 달성한 성과를 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그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프로 선수 최연소 우승과 KPGA 입회 후 최단기간 우승(3개월 17일)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20년 7월 코리안 투어 군산CC 오픈에서 만 18세 21일의 나이로 정상에 우뚝 섰다. 코리안 투어 대회에 두 번 출전해 거머쥔 우승이다.

2021시즌엔 코리안 투어를 평정했다. 상금과 대상, 평균타수 부문 1위로 3관왕을 차지했다. 스무 살 미만의 선수가 코리안 투어 상금왕과 대상을 거머쥔 건 그가 처음이었다. PGA 대회(윈덤 챔피언십) 우승 때도 한국 선수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PGA 투어 전체를 놓고 봐도 김주형보다 어린 나이에 우승한 선수는 미국의 조던 스피스(당시 19세 11개월 18일)뿐이다.

이시우 코치는 김주형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김주형은 멘탈 트레이닝을 따로 받지는 않고 이시우 코치, 캐디 등과 틈틈이 대화를 나누며 부족한 부분을 수정해나가려 하는 편이다. 학습력과 실행력이 그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이시우 코치는 “PGA 투어 진출에 꿈이 있던 선수였는데, 이뤄냈다. 잘하고 배울 점이 많은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점이 성장 속도에 도움을 줄 것 같다”고 봤다. 그는 “김주형은 잘하는 선수와 플레이해서 주눅이 들거나, 생각이 많아지거나, 자책하는 선수는 아니다. 잘하는 선수들의 장점을 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하는 선수다”라며 “1년이 될 수 있고, 2년이 될 수 있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결국엔 투어에 적응할 것 같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PGA 투어를 경험한다는 건 좋은 일이다. 20대 중반이나 후반의 나이에 충분히 세계적인 선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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