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케이뱅크, 반기 만에 지난해 실적 2배 넘어…아담대 신규 추진
카카오뱅크, 2000만 고객 눈앞…펀드 판매 및 카드 사업 검토 중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수익 포트폴리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수익 포트폴리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출범 5년째에 접어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케이뱅크는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2배를 넘어서는 실적을 보였으며 카카오뱅크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는 동시에 2000만 고객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은행권에서는 인터넷은행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고객을 유치하며 나름의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가계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가계대출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전세와 월세·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담보대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다양한 여신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펀드 판매와 카드사업 진출까지 구상하는 등,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먼저, 케이뱅크는 상반기 역대 최대인 4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8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0억원 이상의 실적 개선에 성공했으며,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225억원)의 2배를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사상 최고치인 17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기준금리 상승과 중저신용대출 증가 등이 영향을 끼친 것이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수수료이익) 역시 수익구조 다변화 등으로 41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상, 하반기에 이어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고객 수를 비롯해 여수신 규모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상반기 말 고객수는 783만명으로 지난해 말(717만명)과 비교해 66만명이 늘었다. 이에 지난해 말 7조 900억원이었던 여신은 상반기 말 8조 7300억원으로 1조 6400억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11조 3200억원이었던 수신은 12조 1800억원으로 8600억원이 증가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실적 개선 배경에 대해 "고객수와 여수신 등 외형이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대출 포트폴리오 확대, 수수료 수입 다각화로 한층 더 균형 잡힌 수익구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상반기 기준 최대 당기순이익 및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8% 증가한 1238억원, 영업이익은 21.7%가 증가한 1628억원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상승과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확대에 따른 이자 이익 확대, 플랫폼·수수료 비즈니스 성장 등이 수익성 강화에 기여했다.

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에 비해 3조 1547억원이 증가한 33조 1,808억원,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25조 8614억원에서 26조 8163억원으로 증가했다. 

7월 말 기준 고객 수는 1938만명으로 20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6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 (MAU)는 역대 최다인 1542만명(닐슨미디어 디지털 데이터 기준)으로 뱅킹앱 1위를 기록 중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에 대해 "기준금리 상승과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확대에 따른 이자 이익 확대, 플랫폼·수수료 비즈니스 성장 등이 수익성 강화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인터넷은행 1, 2호 타이틀과 함께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출범 5년째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과제도 분명한 상황이다. 바로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다. 두 은행은 출범과 동시에 시중은행에서 볼 수 없었던 공격적인 혜택과 마케팅으로 고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덕분에 단기간에 고객 수와 여수신 규모를 키웠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지금과 같은 수익 구조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존 은행권에서 볼 수 없었던 공격적인 마케팅과 혜택 그리고 혁신적인 상품 등으로 수익보다는 고객 유치에 무게를 뒀다"면서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며, 가계·신용중심의 단순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역시 포트폴리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대출 포트폴리오 확대 노력의 일환으로 신용대출 중심이었던 대출 구성에서 담보대출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상반기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잔액을 늘리며 지난해 상반기 말 13.7%였던 담보대출 비중을 올 상반기 말에는 21.1%까지 확대했다. 아울러 지난 5월에는 '사장님 대출'을 출시하며 대출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또한 하반기에는 대환대출 중심의 아파트담보대출을 신규 구입자금까지 가능하도록 범위를 넓힐 계획이며, 오토론과 개인사업자 대출(신용)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하반기에 신상품 출시와 여수신 경쟁력 제고를 통해 이익 기반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제휴처 확대를 통해 디지털금융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4분기에 개인사업자·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자금관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여·수신 통합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주식 계좌 개설 및 신용카드 제휴사 확대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지역 및 대상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17일부터 현재 수도권 및 전국 5대 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하던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대상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혼합/변동금리 모든 상품에 대해 최장 만기를 45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한 지역 및 최장 만기 확대에 이어 연내에는 대상 주택 범위도 빌라, 주택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카카오뱅크는 펀드 판매와 카드사업 진출까지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펀드 판매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인가 프로세스를 빠른 시일 내에 시작해 내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카드사업은 라이선스 취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수준으로 사업성 검토 등의 시간이 필요하며, 당장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하반기에는 개인사업자 대상 금융 상품을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며,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상품과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카카오뱅크만의 혁신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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