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9일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윤이나 징계 수위 논의
골프는 팀 스포츠 성격도 존재
6월 DB그룹 한국여자오픈 대회 도중 골프 규칙을 위반한 윤이나에 대한 스포츠공정위원회 논의가 19일 개최된다. /KLPGA 제공
6월 DB그룹 한국여자오픈 대회 도중 골프 규정을 위반한 윤이나에 대한 스포츠공정위원회 논의가 19일 개최된다.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지난 6월 DB그룹 한국여자오픈 도중 골프 규정을 위반한 윤이나(19)에 대한 스포츠공정위원회가 19일 개최된다. 비공개로 열리는 스포츠공정위에선 ‘오구 플레이’ 사실을 뒤늦게 신고한 윤이나의 징계 수위가 논의된다.

윤이나는 6월 16일 대회 1라운드 15번홀에서 티샷이 우측으로 밀렸다. 공을 러프에서 찾은 것으로 생각하고 경기를 진행했다. 이후 자신의 공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 윤이나는 "처음 겪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아 결국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플레이를 이어갔다"고 고백했다.

윤이나는 대회 후 약 한 달이 지난 7월 15일 대한골프협회에 오구 플레이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같은 달 25일엔 사과문을 발표하고 대회 출전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한골프협회는 기존 컷탈락으로 기록된 윤이나의 성적을 ‘실격’으로 수정했다.

여기서 윤이나가 한 달이나 뒤늦게 자진 신고하게 된 계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윤이나의 백을 멨던 캐디는 이후 교체됐고, 그러면서 대회장에는 부정 행위 사실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대회 관계자 상당수에게 알려진 상태였고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선수와 매니지먼트사는 사과문으로 입장을 알렸다.

골프는 개인 종목으로 간주되지만, 사실 ‘팀 스포츠’의 성격도 강하게 배어 있다.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저희 팀 분들에게 모두 감사하다”고 말하는 선수들이 많다. 전인지(28) 역시 과거 자신의 팬 카페에 올린 글에서 “골프는 팀 스포츠다”라고 강조했다. 팀 구성원은 필드에서 백을 메는 캐디를 비롯해 선수의 뒤를 따라다니는 가족과 지인, 매니저, 웨이트 트레이너, 멘탈 트레이너 등까지 포함된다.

윤이나. /KLPGA 제공
윤이나. /KLPGA 제공

골프장엔 사실상 ‘광장(廣場)’ 같은 공간이 존재한다. 바로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이다. 축구, 농구, 배구 등 다른 구기 종목들과 달리 골프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다소 긴 시간 플레이가 진행된다. 오전 조인 선수들은 경기를 끝내고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을 찾아 식사를 한다. 선수와 측근, 취재진, 중계진, 대회 관계자 등이 흔히 이용하는 공간이다. 어떠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퍼지기 쉬운 구조다.

윤이나가 대회 직후라도 자진 신고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진 신고했다지만, 사실 소문을 견디지 못하고 떠밀리다시피 한 고백이라 규정 위반 사실 은폐에 대한 고의성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우선 대한골프협회가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지만, 초점은 추후 이뤄질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징계 수위에 맞춰진다. 대한골프협회가 주관하는 대회는 지극히 적어 출전 정지가 내려져도 타격이 크지 않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로부터 중징계가 내려지면 자칫 선수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윤이나 사태로 선수들의 도덕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결국 양심의 문제다. 철 지난 노래지만, 1994년 그룹 룰라의 곡 ‘비밀은 없어’에는 “아무런 비밀도 없어”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골프 대회장에서도 결코 비밀은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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