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구온난화로 황금독수리 서식지 40% 감소 가능
풍력발전 블레이드와 충돌하며 떼죽음 늘어
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가 지난 2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에서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Ⅱ종인 '독수리'가 비행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기사내용과 사진은 무관함.(사진=연합)
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가 지난 2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에서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Ⅱ종인 '독수리'가 비행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기사내용과 사진은 무관함.(사진=연합)

[한스경제=양세훈 기자] 미국에서 지구온난화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설치하고 있는 풍력발전이 오히려 독수리들을 떼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독수리들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어서 풍력발전과 독수리의 상생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은 풍력터빈으로 미국 서부의 가장 화려한 포식자 중 하나인 골든이글(황금독수리)이 이중(二重)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지구온난화로 서식지 범위가 40%나 감소할 수 있고, 여기에 회전하는 풍력발전의 블레이드와 충돌하면서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풍력발전소 건설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그 중 풍력발전소 선호지역 가운데 한 곳인 미국 서부의 와이오밍(Wyoming)은 7피트 날개로 치솟는 황금독수리의 주요 거점이기도 하다. 

이에 과학자들은 황금독수리가 풍력 터빈과 충돌하는 사고가 잦아지면서 개체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와이오밍 주 테톤랩터센터의 보존 책임자인 브라이언 베드로시안은 “와이오밍은 가장 많은 황금독수리가 살고 있는 지역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체 수가 위험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미국 전역에 풍력발전이 늘면서 그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4월 와이오밍 연방법원은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한 풍력발전회사에 야생동물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 풍력회사는 2012년 이후 154개의 풍력 시설 중 50개 시설에서 적어도 150마리의 독수리가 폐사했다고 인정했으며, 이중 136마리의 독수리는 풍력 터빈 날개에 맞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판결은 10년 만에 독수리 살처분 혐의로 메이저 풍력회사가 받은 세 번째 유죄판결로 유명하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잠재적으로 황금독수리의 더 큰 위협이다. 미국 국립오듀본협회는 금세기 후반에 기온상승으로 인해 황금독수리 번식 범위가 4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일부 과학자들은 풍력터빈에 독수리 충돌이 늘더라도 기후변화와 싸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풍력 터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베드로시안의 동료 찰스 프레스톤은 “폴(기후온난화)에게 돈을 지불하기 위해 피터(독수리)를 강탈하고 있지만, 이것은 시작이고 이것은 어쩔 수 없이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사회적 문제로, 비단 독수리뿐만이 아닌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창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풍력 회사들은 새들의 서식지를 개선하고 독수리 떼죽음을 줄이거나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시급히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대머리독수리 보존 성공으로 약 34만6000마리가 미국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황금독수리는 약 4만 마리만 서식하고 있으며, 이 독수리는 생존하기 위해 다른 독수리에 비해 더 넓은 지역이 필요하고 인간과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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