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거래정지, 거래소·증권사 모럴헤저드 결정판”
17만 투자자 눈물 멈출까…상폐 여부 결정만 남아
신라젠 CI. /신라젠 제공
신라젠 CI. /신라젠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지난 2월 신라젠에 부여한 개선기간(6개월)이 18일 종료되는 가운데, 신라젠 주주연대(옛 신라젠행동주의, 이하 주주연대)는 IPO를 담당했던 DB금융투자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개선기간 종료일인 18일 이후 15영업일 내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 이행 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코스닥시장위는 서류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내 상장폐지 여부를 재차 심의·의결한다. 이에 따라 신라젠의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늦어도 오는 10월 중순쯤 결정된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인해 2020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같은 해 말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를 통해 신라젠에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다. 이 개선기간이 종료되자 한국 거래소는 올해 초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시장위는 신라젠에 또 다시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거래소는 마지막 개선기간 부여 당시 신라젠 측에 ▲파이프라인 및 R&D(연구개발) 인력 확대 ▲자금력 확보 ▲비 R&D 분야 관련 기구 설치(투명경영·기술위원회) 등 ‘경영 지속 가능성’과 관련한 근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은 최근 유전자·분자진단검사 업체 랩지노믹스 창립 멤버인 김재경 대표를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장용재(법무법인 광장 소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전문위원) 변호사와 정병욱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했고, 상근감사로 이영우 전 국민연금공단 감사를 선임했다.

신규 사이외사와 상근감사는 상장사협의회 및 코스닥위원회에서 추천받은 외부인사다.

이밖에 아직 완수하지 못한 ‘파이프라인 확대’는 오는 9월까지 도입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거래재개를 촉구하고 있는 신라젠 투자자들. /연합뉴스
거래재개를 촉구하고 있는 신라젠 투자자들. /연합뉴스

신라젠 주주연대, IPO 주관사 ‘DB금투’ 손배소 청구

장외에서는 투자자들이 신라젠 거래재개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주주연대는 “신라젠 거래정지 사태는 증권사 ‘성과 지상주의’와 거래소 ‘부실심사’의 결정판”이라며 “모든 책임은 투자자인 17만 투자자와 가족들이 감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라젠 IPO 주관사인 DB금투 임원인 이모 씨의 구속(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을 지적, 즉시 거래정지를 해제하고 신라젠 투자자에게 피해보상을 해야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DB금투 전 부사장 손모(58) 씨와 상무보 이모(50) 씨에게 각 징역 3년과 5년을, DB금투 법인에는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가담 정도가 중한 이 씨는 법정에서 구속했다.

이들은 문은상 전 대표 등과 공모해 신라젠 BW(신주인수권부사채) 가장납입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주주연대는 DB금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결정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71조 7항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법은 투자자 보호 또는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다.

주주연대는 김율 사람들을위한변호사들 대표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고, 현재 600여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더불어 추가 참여자도 모집하고 있다.

이성호 주주연대 대표는 본지에 “DB금투는 신라젠 투자자에게 공식적인 사과, 피해보상을 즉시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며 “만약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집회와 시위를 개최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거래소의 명분 없는 무리한 신라젠 거래중지 유지는 증권사를 비호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신라젠은 자금 확충, R&D 인력 충원, 파이프라인 확대 등 거래소가 부당하게 요구한 모든 이행계획을 90% 이상 마무리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신라젠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신라젠 주주연대 제공
신라젠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신라젠 주주연대 제공

신라젠 주주연합 “펀더멘탈 강력… 코스닥시장위 현명한 판단 기대”

또 다른 주주단체인 신라젠 주주연합은 “문 전 대표 등 전임 경영진에 대한 위법 행위가 대법원 판결로 확정됐고, BW 가장납입을 설계한 DB투자 임원진들도 유죄 판결을 받는 등 상장 이전에 벌어졌던 일로 거래가 정지되는 상황을 맞이하면서 17만 주주와 그들의 가족 60만명은 약 2년 4개월 동안 피눈물과 함께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엠투엔을 최대주주로 맞이하면서 고질적인 자금부족에서 탈피했고, 신약 후보물질의 신장암 임상 순항, SJ-600 플랫폼에 대한 희망, 흑색종 및 전립선암 임상,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 기대감 등 펀더멘탈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하다”면서 “코스닥시장위원회의 현명한 판단을 주시하고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6월 말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6만5483명이다. 이들의 보유 주식 지분율은 66.1%에 달한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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