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新에너지정책서 재생에너지 비중 감소…탄소중립 힘겨운 기업들, 원전·수소 주목 
롯데케미칼, 본격적인 수소차 시장 대비 투자…SK, 동남아 기업들과 친환경사업 확장 
평택시, 세계적인 '수소도시 모델' 조성 나서…국비·도비 등 420억원 투입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22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에서 한국형원전 APR1400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22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에서 한국형원전 APR1400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이 어려운 기업들이 CF100(무탄소 전원 100% 사용)을 탄소중립의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원전과 수소에너지 개발에 집중해야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그 외 주목해야 할 9월2주차 (9월 4~10일) 수소경제 주요 이슈를 돌아봤다. 

◆ 원자력·수소에너지, 탄소중립 실현 가능성 높일까 

새 정부가 신(新)에너지정책에서 원전 비중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추자,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RE100보다 CF100이 더 합리적이라는 여론이 업계에서 형성되고 있다. 전력의 100%를 풍력·태양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에 비해 CF100은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원자력발전·연료전지 등을 통한 전력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도 RE100뿐만 아니라, CF100을 염두에 둔 인증서 발급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7일 각각 주최·주관한 '글로벌 에너지 동향과 시사점' 세미나에서도 에너지정책·원전·수요관리·효율 관련 전문가들은 '2050 탄소중립'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우려하고, 합리적 전원믹스와 전력 수요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유럽의 에너지위기와 합리적 전원믹스'를 주제로 발제한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지난해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평가해보면 어떻게 실현 가능할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도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 왜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도 미국과 일본·유럽연합(EU) 등 국가에서 전반적으로 원자력 발전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을 재검토 중인 최근 상황을 언급하며,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밖에 없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적극 개발하지 않으면 탄소중립은 빈 구호에 불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 누리집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올해까지 RE100에 가입한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은390여개 사다. 이 중 국내 기업은 불과 19개사에 불과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SK 7개사·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기업 22개사가 RE100에 가입했으며,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가입을 확정하고 추진 중이다. 

롯데케미칼 수소탱크 파일럿 설비. /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수소탱크 파일럿 설비. / 롯데케미칼 제공 

◆ 롯데케미칼, 수소탱크 생산설비 구축…SK, 말레이 친환경기업과 수소 등 공동사업 발굴 

롯데케미칼은 수소차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수소저장용기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해당 설비는 약 1488㎡ 규모로 롯데알미늄 인천공장 부지에 지어졌으며, 50ℓ급 중형 수소탱크를 연간 최대 1만5000개 양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17년부터 연구·개발한 건식 와인딩(Dry winding) 수소 탱크 제조 기술을 국내 최초로 양산 파일럿에 적용해 수소차 시장 진입 기반 확보를 위한 설비 투자라고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설명했다. 

수소차에 사용되는 수소저장용기는 약 700bar의 초고압을 견뎌야 하는 고난도의 개발 기술을 요구하는 핵심부품이다. 롯데케미칼은 수소탱크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달 초 국제연합 유럽경제위원회(ECE) 고압 용기 제품 판매를 위한 자격(R134)을 획득했다.

SK는 최근 베트남·싱가포르 등 친환경 기업 지분 투자 등에 이어, 말레이시아까지 동남아 친환경 사업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머티리얼즈·SK에코플랜트·SK시그넷 등 3사와 말레이시아 1위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나스의 자회사 젠타리(Gentari)는 최근 친환경 분야의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와 젠타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전기차 충전 등 분야에서 공동 사업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다양한 협력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올 연말까지 사업 타당성 등 협력 방안을 검토한 뒤, 사업화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은 "SK와 페트로나스의 친환경 사업 협력은 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위기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며 "두 회사가 보유한 기술과 사업 역량을 조화롭게 융합하고 긴밀하게 협업해 미래 친환경 에너지 기술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평택시 수소도시 입지. / 평택시 제공 
평택시 수소도시 입지. / 평택시 제공 

◆ 평택시, 세계적인 '수소도시 모델' 만든다 

평택시는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는 '수소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시는 그간 추진해온 수소특화단지·수소항만 조성사업이 더욱 가속화되고, 여기에 수소도시가 더해져 산업·항만·도시가 융합된 수소도시 모델을 완성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도시는 교통·산업·주거에 이르기까지 수소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도시로, 건물에 수소연료전지가 설치돼 화석연료 기반의 전기와 보일러·에어컨을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해 도시환경 및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국토부는 지난 4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수소도시 조성을 위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사업계획서 검토·예산 협의 등 과정을 거쳐 평택시 등 전국 6개 지자체를 사업대상지로 선정했다.

평택 수소도시 조성사업은 10개 기관이 참여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를 대상으로 총 420억원(국비 210·도비 63억원·시비 147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사업대상 지역은 수소에너지 전환사업 외에 '수소도시 기술지원센터'를 구축해 연관 기업을 유치하고, 기술개발을 지원해 수소도시와 연관된 산업을 육성하게 된다.

이와 관련, 평택시는 지난해 7월 전국최초로 수소특화단지·수소항만·수소도시가 융합된 '평택항 탄소중립 수소복합지구 조성'을 선포한 바 있다. 

수소특화단지는 16개 기관 및 기업이 6500억원을 투자해 △수소생산 및 액화 △탄소포집 △공기액화분리 △연료전지발전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중대규모 수소생산시설을 준공해 안정적인 수소 공급기반을 마련했다.

수소항만은 10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해 평택항 내 화물트럭·하역장비 등의 수소 전환과 그린수소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화물트럭 등의 수소 충전을 위한 '평택항 수소교통복합기지'를 전국최초로 추진해 올해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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