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농산물 중 채소류 가격에 영향...연 CPI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7일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7일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치솟은 물가로 한가위 넉넉한 마음이 예전만 못하다. 더욱이 8월엔 집중호우에 태풍 '힌남노'까지 들이닥치며 우려를 키웠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2020년을 100으로 봤을 때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로 1년 전에 비해 5.7% 올랐다. 6월과 7월 두 달 연속 6%대까지 치솟다가 다소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7월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에 6.8%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인 6.3%를 기록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민심이 흉흉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다.

정부는 추석 물가부담 경감을 위해 20대 성수품 공급계획을 역대 최대 규모이 23만톤으로 늘렸다. 배추·무·양파·마늘·감자 등 작년에 비해 가격이 크게 오른 품목에 대해서 정부 비축물량을 활용해 추석 직전까지 약 4000톤 규모로 공급을 추가 확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9월 초 서울지역 90개 시장 및 유통업체에서 제수용품 24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추석 한 주 전 가격이 작년 같은 조사 결과에 비해 8.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개 품목은 작년에 비해 16.0% 올랐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함께 나타나는 가운데, 8월 초엔 서울 및 중부지방에 기상관측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뒤이어 태풍 '힌남노'까지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가며 물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나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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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폭우 피해는 7~8월에 집중되지만 연강수량과 연간 소비자물가지수(CPI)와의 상관성은 유의하지 않았고, 1년 후 농축수산물 가격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라고 밝혔다.

위 표처럼 수도권 중부지방에서 집중호우 5차례를 참고해 조사한 결과다. 

특히 수도권 집중호우 피해는 농축수산물 전월비 가격에 8월 평균 +1.6%p 가량 영향을 미치고 있다. 9월에 집중호우가 발생했던 2010년을 제외하곤 계절성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채소가 +4.8%p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곡물과 과실은 각각 +1.0%p, +0.8%p에 그쳤다.

김상훈 연구원은 "상관관계가 0.34에 불과하지만 농축수산물이 내년 물가 안정 경로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연간 CPI에 농산물의 가중치는 4.4% 가량이다. 그중에서도 채소류의 가중치는 1.7%로 크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본 다섯 차례의 집중호우 사례를 보면 2~3차례는 오히려 계절성을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폭우와 태풍 등의 피해가 물가에 미칠 영향력은 우려보다 제한적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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