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번 도전 끝에 성공
연내 미국 출시 목표
랩스커버리 적용 후속 파이프라인에 긍정적
롤론티스(왼쪽)와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한미약품 제공
롤론티스(왼쪽)와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한미약품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한미약품의 오랜 목표인 ‘미국 시장 진출’이 드디어 성사됐다. 자사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론티스’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의 미국 출시 예정일은 오는 4분기다.

이번 FDA의 시판허가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신약 중 처음이다. 국내사가 개발한 신약 전체로 보면 여섯 번째 사례이며, 항암제로는 최초다.

특히 롤론티스가 생산되는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FDA 실사를 통과했다. 이러한 시설에서 생산된 바이오의약품이 FDA 허가를 받아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도 한국 최초의 사례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인 ‘랩스커버리(인체 내 의약품 약효 지속 기간을 늘리는 기술)’가 적용됐다. 지난해 3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33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고형암과 악성 림프종에 대한 세포독성 화학요법을 투여받는 환자의 중증 호중구 감소증 기간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미국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약 3조원으로 추정된다. 암젠의 뉴라스타(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가 점유율 70% 내외로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현지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은 롤론티스의 시장 점유율을 1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한미약품과 롤론티스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의 문턱을 넘기까지는 고난의 길이었다. 지난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한 후 2018년 FDA에 BLA(바이오 의약품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추가 자료 보완을 이유로 자진 취하했다. 이듬해 재도전했지만 생산시설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보완요구서(CRL)를 받아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세 번째 도전 만에 성공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롤론티스 FDA 승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임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랩스커버리 신약의 첫 FDA 시판허가로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평택 바이오공장의 성공적인 FDA 실사 통과는 후속 랩스커버리 후보물질 개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 주가는 연초부터 코스피 대비 30%를 상회하는 견조한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며 “북경한미의 견조한 실적과 함께 하반기 연구개발(R&D) 성과가 가시화되는 긍정적 소식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고, 이 같은 견조한 주가 흐름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롤론티스 이후에도 한미약품의 R&D 성과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1월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포지오티닙’의 미국 FDA 승인이 기대되며, 연말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 기전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후보물질 ‘HM15211’의 임상 2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내년 초 MSD로 기술수출된 NASH 치료 신약 후보물질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랩스 듀얼 아고니스트)’의 임상 2a상 결과도 확인가능 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자사 신약 중 첫 FDA 허가 사례일 뿐 아니라,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롤론티스의 상업적 성공 및 랩스커버리 기반 바이오신약들의 미래가치 동반상승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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