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3사 올해 수주액 353억弗…연초 목표 최근 달성
조선해양 200억弗, 대우ㆍ삼성 각각 100억弗 이상 무난
러시아전쟁ㆍ친환경선박 대체로 고가 LNG 수요 커저
韓 조선사 선호도 한 몫…향후 2~3년간 호황 이어질 듯
LNG선. /삼성중공업 제공
LNG선. /삼성중공업 제공

[한스경제=김현기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깜짝 호황을 맞아 올해 수주 목표를 이달 초 조기 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 급등과 함께 글로벌 선사들의 한국 조선소 선호 현상까지 맞물려 상반기부터 수주고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15일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 중간지주사)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3사가 올해 따낸 수주고는 총 353억4000만달러(약 49조3000억원)로, 연초 잡은 3사 수주 목표 합계 351억4000만달러를 초과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추석 직전 LNG선 7척과 4척을 각각 수주하면서 총 24억6000만달러를 추가한 덕분이다.

지난해보다 수주 목표를 더 높은 책정한 상황에서 이뤄낸 것이라 고무적이라는 게 조선업계 평가다.

3사 중 맏형이라 할 수 있는 한국조선해양의 질주가 눈에 띈다. 지난해 149억달러에서 17.0% 오른 174억4000만달러를 일찌감치 목표로 설정하고 달린 끝에 지난 7월 초 조기 달성에 성공했다. 현재는 199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200억달러 돌파를 눈 앞에 뒀다.

한국조선해양 자회사 중에선 전남 영암에 본사를 두고 있는 현대삼호중공업이 돋보인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46억500만달러 계약 따내는 것에 도전했는데 지난 4월 이 액수에 일찌감치 도달했다. 지난 7월 해지한 5억5000만달러 규모의 러시아 측 LNG선 3척을 곧바로 다른 유럽 선사에 7억3000만달러로 되파는 등 ‘전쟁 리스크’를 기회로 연결한 끝에 현재는 82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연말이면 목표의 두 배 이상을 채울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 내 가장 덩치가 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각각 84억4000만달러, 36억달러로 설정한 올해 목표에 거의 다가섰다는 게 한국조선해양 측 설명이다.

연초 매각 무산과 지난 여름 하청노조 파업으로 몸살을 앓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전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77억달러에서 15% 오른 89억달러를 연간 목표로 설정한 대우조선해양은 15일까지 81억7000만달러의 일감을 확보해 달성율 92%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외신에서 16억5000만달러 규모의 LNG선 8척 추가 수주를 보도했는데 조선업계에선 대우조선해양이 곧 공시를 통해 이를 확인한 것으로 내다본다.

LNG선 8척 계약이 마무리되면 올해 수주 목표 조기 확보는 물론 100억달러 돌파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1억달러보다 소폭 줄인 88억달러 일감 확보를 목표로 세웠는데 현재 72억달러를 채워 달성률 82%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엔 LNG선 12척을 약 30억달러에 따내며 국내 조선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선박 계약을 일궈내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목표 초과 달성엔 큰 문제가 없을 거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급등 이면엔 글로벌 에너지 대란에 따른 LNG선 인기 폭발이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불거진 카타르발 LNG선 대규모 수주 가능성이 올해 현실로 연결된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LNG선을 원하는 곳들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잠그면서 세계 각국이 중동과 미주, 북아프리카 등으로부터 LNG를 싣기 위해 배를 찾아나서고 있다.

실제 국내 조선사들 통계에서도 LNG선에 대한 인기가 잘 드러난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배 36척 중 28척이 LNG선이며,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37척을 따냈는데 이 중 LNG선이 28척에 이른다.

조선소 규모가 커 다양한 배를 만드는 한국조선해양에선 LNG선 비율이 압도적인 편은 아니지만 역시 41척을 제작하기로 계약, 84척인 컨테이너선 뒤를 잇고 있다. 최근 LNG선 한 척당 가격이 2억5000만달러에 육박하고 있어 척당 1억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컨테이너선과 비교할 경우 수주액 만 놓고 보면 LNG선 비중이 더 크다.

시장에선 국내 조선업계 호황이 최소 2∼3년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선진국들이 재생에너지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기존 화석에너지를 대체하기엔 최소 10여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 틈을 채울 에너지원으로는 LNG가 첫 손에 꼽힌다.

게다가 최근 들어 기존 선박을 폐기하고 이를 친환경선박으로 대체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다. 미국과 유럽의 중국 견제 움직임도 한국 조선업계에 이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연초 1200원에서 9개월 만에 1400원까지 뛰어오른 환율이 당분간 유지된다면 원화로 환산된 조선사들 수주액이 15% 이상 더 불어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강재가 인상이 비용에 영향을 주고 있으나 수주액 증가가 10년 가까이 지속된 조선업 불황을 상당히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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