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부 지역 세입자 없어 집주인 발 동동
추경호 "역전세난 아냐"...전문가들 "심각"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 연합뉴스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전세 매물은 늘어나는 데 수요는 크게 줄면서 '역전세난'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로 인한 깡통전세 증가도 걱정되는 상황. 하지만 정부는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전세 물건이 쌓이고 있다. 15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세 물량(14일 기준)은 3만5951건으로 지난달 14일 3만2924건보다 9.2%가량 늘었다. 1년 전(2만3279)과 비교하면 183% 증가했다. 반면 주간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86.1로 2019년 7월 29일 88.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계속되는 금리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자 전세보단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집주인들은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전셋값을 내리면서 전세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직전보다 0.16% 내렸다. 

그럼에도 수원 등 아파트 신축 공급이 많은 일부 지역에선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내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역전세난이 심해지면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에 나와 세입자가 피해를 보는 깡통전세 역시 증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큰 문제 없다는 시각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금융 규제와 경기 상황 등이 맞물려 전월세 시장이 다소 안정되고 오히려 역전세난이 우려되고 있다고 얘기한다"며 "그렇게까지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낙관론을 펼쳤지만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시작은 전혀 다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 7월 기준 수도권 전세가율은 서울 60.2%, 경기도 64.5%, 인천 66.9% 등으로 역전세난이라고 확실히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집값 하락이 더 가팔라진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전세난이 이미 시작됐다는 주장도 있다. 경매 낙찰가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3.7%로 전달 96.6% 대비 2.9%포인트 하락했다. 2020년 3월84.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평균 응찰자 수도 4.5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2020년 3월 83.3% 이후 2년 5개월 만의 최저치인 93.7%로 집계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주인이 은행 대출금을 못 내 경매로 넘어가 유찰될 수 있는 가격선이 깡통전세 시기라고 볼 때 지금은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 운영사 스테이션3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서울 상반기(1~6월) 신축빌라 전세 거래 중 21.1%(815건)가 깡통전세로 확인됐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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