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중국 조선사들 뒤늦게 LNG선 발주 릴레이…올해 30여척 예상
한국 3사 LNG선 계약 2026년까지 밀려 있어, 중국이 대체 효과 누리는 듯
기술과 건조 기록에서 큰 차이…"2030년까진 한국이 계속 우위 확보"
중국 추격 속도에 따라 장기적으론 경쟁 구도 될 수도
LNG선에서 액화천연가스가 평택기지로 하역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LNG선에서 액화천연가스가 평택기지로 하역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한스경제=김현기 기자] 하반기 들어 중국 조선사들이 LNG(액화천연가스)선 수주 계약을 속속 따내며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국 조선소 도크가 꽉 차다보니 LNG선을 빨리 확보해야하는 해외 선사들이 중국으로 눈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당분간 한국의 절대 우위가 예상되나 장기적으론 두 나라의 LNG선 수주 경쟁이 다시 불붙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우려도 제기된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대형 선사 셀시우스가 양지장조선 등 중국 업체들과 LNG선 12척 수주 협상을 눈 앞에 둔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이 LNG선 9척 계약을 체결해 건조 뒤 인계하는 선사가 바로 셀시우스인데, 중국도 셀시우스의 수주 릴레이에 합류한 셈이다.

기존 LNG선 제작 회사인 후동중화조선 등의 계약을 합치면 올해 중국 기업이 계약하는 LNG선은 30척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경엔 한국 조선소가 배를 제작할 도크가 꽉 차 선사들 입장에선 LNG선 계약을 해도 4∼5년 뒤에나 배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3사에 따르면 올 들어 따낸 LNG선 계약은 총 97척이다. 한국조선해양이 41척,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나란히 28척씩이다.

그런데 최근 LNG선 수주 계약 종료일이 2025년을 넘어 2026년에 이르는 등 당장 계약해도 최소 4년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배가 필요한 선사 입장에서 기술력은 부족해도 빠른 건조가 가능한 중국 조선사와 손을 잡는 모양새다.

한국은 3사 합쳐도 LNG선을 연간 65척 이상 인도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중국 기업들은 한국 조선사와 비교해 척당 가격을 15∼20% 낮게 제시하는 등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사실 중국은 지난 2018년 LNG선 폐선 사건으로 인해 신뢰를 크게 잃은 상황이다. 후동중화조선이 2016년 건조해 운항 2년에 불과한 LNG선 CESI 글래드스톤호가 호주 근처 바다에서 고장이 나 멈췄기 때문이다.

후동중화조선 측은 당시 "한 달이면 고친다"고 약속했으나 2∼3달이 지나도 배가 움직이질 않아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고 결국 글래드스톤호를 한시적으로 폐선하고 말았다.

이 사건은 LNG선 패권이 한국으로 기우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어 올해 국제에너지계의 탈러시아화 바람에 따라 LNG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 조선사들의 깜짝 호황으로 연결됐고, 중국도 조금씩 다시 명함을 내미는 중이다.

다만 양국 기술력 차이가 크다보니 아직은 중국의 추격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한국 측 입장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LNG선 시장이 워낙 좋다보니 중국 조선사에도 발주가 이뤄지는 것 같다"며 "다만 중국은 건조 경험이 적어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건조 기록이 차곡차곡 쌓이면 경쟁력이 오를 가능성도 있어 한국이 LNG선 시장 헤게모니를 놓치지 않도록 고민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대엔 중국이 만든 LNG선들의 품질 및 성능이 인정받을 수도 있다"며 "(한국은) 큰 걱정 없이 2030년까지 선대 교체 사이클을 누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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