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주연합 “가슴통증 사라지는 느낌”
신라젠 “거래소 과제 모두 완료”
신라젠 주주연대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DB금융투자 본사 앞에서 공식 사과와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신라젠 주주연대 제공
신라젠 주주연대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DB금융투자 본사 앞에서 공식 사과와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신라젠 주주연대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마지막 과제가 해결됐다는 소식을 접하니 그간의 통증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신라젠이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의 신약 후보물질 도입 계약을 체결하자 투자자 단체는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명환 신라젠 주주연합 대표는 21일 “문은상 등 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인한 거래정지 이후 약 2년5개월간 주주들은 고통과 신음을 견디며 긴 악몽의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며 “회사를 믿고 기대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공시를 통해 마지막 과제가 해결됐다는 소식을 접하니 그동안 조였던 가슴의 통증이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다음 달 코스닥시장위원회(시장위)에서 거래재개가 결정될 것을 확신하게 됐다”면서 “이 신약물질이 신라젠의 또다른 날개가 돼 주주들의 억눌렸던 속마음을 모두 해소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라젠은 지난 20일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같은 해 11월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으나, 개선기간이 끝난 뒤 지난 1월 기심위에서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다행히 2월 시장위는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하면서 상장폐지는 모면했다.

시장위가 신라젠에 개선기간을 부여할 당시 ▲연구개발(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 ▲비(非) 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외부기관 통해 회사와 이해관계 없는 사외이사·감사위원 영입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영업 지속성 확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은 요구안을 완수하기 위해 투명경영위원회와 기술위원회를 설치했다. 또한 장용재(법무법인 광장 소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전문위원) 변호사와 정병욱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했고, 상근감사로 이영우 전 국민연금공단 감사를 선임했다. 이들은 상장사협의회 및 코스닥위원회에서 추천받은 외부인사다. 더불어 유전자·분자진단검사 업체 랩지노믹스 창립 멤버인 김재경 대표를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일 스위스 제약기업 바실리아의 항암신약 후보물질(BAL0891) 도입 계약을 체결,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됐다.

바실리아와 총 계약 규모는 약 3억3500만 달러(약 4700억원)이다. 계약금은 1400만 달러(약 195억원)이고,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은 약 3억2100만 달러(약 4500억원)다.

아울러 신라젠은 지난 8일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와 이 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를  모두 제출했다.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 20영업일 안에 시장위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해야 한다. 늦어도 내달 중순 거래재개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신라젠 거래재개를 확신하고,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이 재기하는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성호 신라젠 주주연대 대표는 “거래정지 사유는 DB금투의 IPO(기업공개) 불법 자문에서 비롯됐다고 법원에서 판결했다”며 “상장 이전의 사건으로 거래가 정지돼 30개월간 주주들은 파산지경”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행계획을 모두 충족한 지금, 거래소는 신라젠 주식거래를 재개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신라젠 측은 이번 신약 후보물질 도입과 관련해 “거래소가 내준 과제는 모두 완료했다”고 거래재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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