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입주 3년차 송도마리나베이 ‘반값’ 매매로 화제된 가운데
학원 및 상가 밀집지역에선 신고가 기록 중
여의도 6배 면적으로 정주 여건 천차만별
금리·GTX·산업단지 등이 향후 열쇠
2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김현기기자
2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김현기기자

[한스경제=김현기 기자]인천 송도 국제도시 일부 아파트 매매가가 종전 최고가 대비 절반 가량 떨어지는 등 ‘반토막’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학원가 및 유통가 인근 집값은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양극화 현상도 보이고 있어 향배가 주목된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송도 3곳에서 신고가가 기록됐다.

1공구 송도더샵하버뷰(15단지) 전용면적 119㎡가 14억9000만원에 팔려 종전 12억9000만원을 경신했다. 역시 1공구에 위치한 인천송도힐스테이트 3단지(주상복합)에선 전용면적 142㎡ 매매가 9억3000만원 나와 종전 8억9000만원을 뛰어넘었다.

5공구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 135㎡는 15억원에 매매가 이뤄져 기존 최고가 14억7000만원을 3000만원 초과했다.

인천 아파트 가격은 지난 1년간 22.65%(한국부동산원 기준) 뛰어올라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송도는 그 중에서도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대형 바이오기업들이 입주, 산업 기반이 우수한 인천 내 핵심 지역으로 지난해 아파트값이 1.5∼1.7배가량 ‘점프’했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경기 쇠퇴와 GTX-B 노선 착공 연기 가능성, 지난해 급등 후유증이 뒤섞이면서 송도 내 아파트 매매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2020년 7월 입주가 시작된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면적 84㎡ 매매가는 지난 4월 11억4000만원에서 4개월 뒤인 8월에 6억5000만원으로 폭락해 화제를 뿌렸다. 주변 다른 아파트값까지 같이 내려가면서 ‘반토막 송도’로 불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신고가를 갱신하는 아파트가 나오면서도 급락하는 아파트가 나타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가격 양극화를 부르는 가장 큰 요인은 지역 개발 차이로 보인다.

반토막이 난 지역은 서해바다를 끼고 있거나 아직 상업시설이 덜 들어찬 지역들이다.

송도가 여의도 면적 6배에 달하고 개발이 계속 진행 중이다보니 일부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널뛰기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반면 개발된지 10년이 지나 생활 여건이 안정된 주택들은 학교, 학원, 아울렛 등 교육 및 유통 시설과 인접해 신고가를 써나가는 중이다.

송도더샵하버뷰와 인천송도힐스테이트가 위치한 1공구는 채드윅국제학교와 포스코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최근 신축된 상가에 학원 100여개가 생겨 점수를 얻고 있다. 특히 연예인 김광규가 올 초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인천송도힐스테이트는 단지 내 상가에 유명 음식점이 대거 몰려있어 젊은이들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5공구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는 인근에 대형 아울렛이 위치해 유동 인구가 송도 내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최근 서울 집값까지 내려가는 와중에 학원이 밀집한 강남구 대치동 만큼은 학부모들이 계속 몰려들어 건재한 것과 비슷한 셈이다.

다만 2023∼2025년 오피스텔 포함 총 1만6000여가구가 인구 20만 송도에 공급될 예정이라 시장이 이를 어떻게 소화하고 도시가 발전하는가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더 내려갈지 반등할지 결정될 전망이다.

꾸준히 오르는 금리 인상이 언제 잦아들지,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지정된 투기과열지구가 26일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낮춰지는 것이 어떤 변화를 부를지도 변수다.

송도 내 부동산 관계자는 "GTX-B 착공이 미뤄지면서 서울로 갈 교통수단이 여의치 않다는 점은 당분간 송도의 핸디캡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며 "산업 및 문화 시설이 송도 내 빈 땅에 얼마나 유치되는가가 반토막 논란에서 헤어나오는 키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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