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김민성(맨 왼쪽)이 25일 SSG 랜더스전에서 10회 초 역전 만루포를 때린 뒤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LG 트윈스 김민성(맨 왼쪽)이 25일 SSG 랜더스전에서 10회 초 역전 만루포를 때린 뒤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선두 LG 트윈스가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선두 탈환 꿈을 이어갔다.

SSG는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6-2로 이겼다.

2위 LG는 81승 2무 49패를 기록해 선두 SSG와 승차를 3.5경기로 좁혔다. 81승은 1994년 세운 LG 구단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아울러 LG는 이날 승리로 KBO리그 역대 4번째 2500승을 달성했다.

반면 다잡은 승리를 놓친 SSG는 86승 4무 47패가 됐다.

이날 경기는 1위 SSG와 2위 LG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빅매치'답게 이날 SSG랜더스필드에는 만원 관중(2만3000명)이 들어찼다. SSG의 홈 경기가 매진된 건 어린이 날인 5월 5일 한화 이글스전, 7월 2일 KIA 타이거즈전에 이어 올 시즌 3번째다.

경기 전 김원형 SSG 감독은 "최근 중요한 시점에서 선수들이 계속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다. 최근 경기력이 좋아서 선수들이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면서 " 후반기 LG가 2위로 올라오면서 선수들도 LG전에 더 집중력이 생겼다. 2위와 맞붙었을 때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의욕이 커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류지현 LG 감독은 "SSG나 우리나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13경기가 남아있다. 연승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을 시작으로 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LG는 1회부터 악재를 맞았다. LG 선발 투수 아담 플럿코가 공 1개도 던지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는 1회말 SSG 1번 타자 후안 라가레스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낸 뒤 왼손 투수 최성훈과 교체됐다. 규칙상 선발투수는 무조건 한 타자 이상 상대한 뒤 교체할 수 있다. LG 관계자는 “플럿코가 경기 전 불펜 투구 도중 등에 담증세가 생겼다. 투구를 계속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등판해서 선두타자에게 자동고의4구를 내주고 강판했다”고 설명했다.

뜻하지 않은 변수 때문에 '강제 불펜데이'를 치른 LG는 6회 먼저 2점을 내줬다. 0-0으로 맞선 6회 말 2사 1루에서 이정용이 최정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최정의 시즌 24호 홈런. 23일 한화전부터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최정은 이 홈런으로 7년 연속 200루타를 달성했다. KBO리그 통산 13번째 기록이다.

상대 선발 숀 모리만도에게 막혀 6회까지 무득점으로 묶인 LG 타선은 7회 1점을 따라붙었다. 김현수와 채은성이 연속 안타를 때려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문보경은 2루수 앞 병살타성 타구를 쳤다. 하지만 상대 1루수 최주환이 포구에 실패하면서 타자 주자가 살았다. 그 사이 3루 주자 김현수가 홈을 밟아 2-1이 됐다.

LG는 9회 초 SSG 투수 노경은의 제구 난조를 틈타 동점을 만들었다. 1사 후 3연속 볼넷을 얻어 1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허도환의 대타로 나온 이영빈도 볼넷을 얻어내 밀어내기로 1점을 거저 얻었다.

LG는 후속타자가 터지지 않아 경기를 뒤집진 못했고, SSG도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LG 트윈스 김민성. /연합뉴스
LG 트윈스 김민성. /연합뉴스

팽팽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영웅'은 베테랑 김민성이었다.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나온 그는 상대 투수 김택형을 상대로 볼카운트 1볼에서 2구째 시속 144km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이날까지 올 시즌 홈런이 1개에 불과했던 백업 김민성은 시즌 2호 홈런을 역전 만루포로 장식했다.

LG는 연장 10회 말 배재준을 올려 SSG의 추격을 봉쇠했다.

경기 뒤 만난 김민성은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 살짝 빗맞긴했지만, 타이밍이 좋았고, 끝까지 자신있는 스윙을 한 덕분에 홈런이 됐다. 간간히 경기에 나오고 있어서 타격감을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다. 매일 꾸준하게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팀 분위기는 항상 좋다. 선수들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남은 경기가 기대가 된다. 8년 전에 한국시리즈에 출전했었는데 그때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다시 한국시리즈에 나가고 싶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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