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노경은. /SSG 제공
SSG 랜더스 노경은. /SSG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선두 SSG 랜더스는 26일까지 86승 4무 47패를 기록해 2위 LG 트윈스에 3.5경기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 정규리그 개막 이후 한 번도 1위를 빼앗기지 않았다. 프로야구 출범 40년 만에 처음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개막일부터 1위를 한 번도 내주지 않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것)’에 도전 중이다. 

올 시즌 SSG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8년 SK 와이번스(SSG 전신) 시절보다 더욱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팀 평균자책점 1위(3.38)를 달리는 선발진, 팀 홈런 1위(129개)와 OPS 3위(0.735)를 마크하는 타선, RAA(평균 대비 수비 득점 기여ㆍ이하 스탯티즈 기준) 1위(40.31)를 기록 중인 수비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완벽해 보이는 SSG의 약점을 꼽자면, 바로 불펜이다. 앞문과 달리 뒷문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구원진 평균자책점(4.54)과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5.65)이 모두 5위에 그치고 있다. 블론 세이브는 한화 이글스(23회), 삼성 라이온즈(20회) 다음으로 많은 19회를 범했다.

SSG 불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다는 점이다.

SSG 랜더스 김택형. /SSG 제공
SSG 랜더스 김택형. /SSG 제공

시즌 시작과 함께 왼손 투수 김택형(26)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그는 4월 한 달 동안 10세이브와 평균자책점 0.68을 올리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5월 들어 평균자책점 10.50로 부진하더니 6월에는 10차례 등판서 블론세이브만 3차례를 범했다.

클로저 경험이 있는 서진용(30)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서진용은 7월 평균자책점 4.73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8월말부터 급격하게 흔들렸다. 

결국 SSG는 9월 들어 다시 클로저 교체를 단행했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문승원(33)에게 중책을 맡겼다. 그런데 그는 2차례나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급기야 23일 한화 이글스전을 마친 뒤 오른 팔꿈치 후방 충돌 증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SSG 불펜은 문승원이 빠진 뒤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했다. 문제는 승부처에서 믿고 내보낼 투수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김택형과 서진용의 구위가 썩 좋지 않아 현재 필승계투조에서 믿을 만한 투수는 노경은(38)뿐이다.

SSG 불펜의 문제점은 25일 LG 트윈스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SSG는 8회까지 2-1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2위 LG와 승차를 4.5경기로 벌리고,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4로 줄일 기회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SSG는 불펜 방화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9회초에 노경은이 문보경(22), 이재원(23), 이영빈(20)에게 연달아 볼넷을 줘 밀어내기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 10회초에는 김택형이 대타 김민성(34)에게 만루홈런을 얻어 맞았고, 결국 2-6으로 졌다.

통합 우승을 바라보는 SSG로서는 불안한 뒷문이 여간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단기전에선 불펜의 '불쇼가'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SSG 코치진은 선발 1명을 마무리로 전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나 리스크가 크다. 이번 가을 주요 화두는 SSG의 뒷문 단속이 될 전망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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