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 한화시스템 5000억 낼 듯
한화임팩트는 4000억 부담…한화솔루션은 증자 불참
한국의 ‘록히드 마틴’ 꿈꾸는 한화 전략 인수 마무리에 한 몫
LNG선사업도 매력적…친환경 분야 포트폴리오 강화
한화그룹 장교동 사옥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 장교동 사옥 (사진=한화그룹)

[한스경제=김현기 기자]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얽히고 설킨 14년간 인연이 M&A라는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대우조선 최대주주 산업은행은 26일 이사회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당국의 기업결합 불허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품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한화가 M&A 전면에 나선 셈이다.

한화 측은 각 계열사를 통해 2조원을 투입, 대우조선 신주 1억443만8643주를 주당 1만9150원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국내 3대 조선사 대열에 합류한다.

계열사 중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으로 가장 많은 인수금액을 부담한다. 이어 한화시스템 5000억원, 한화임팩트 4000억원 순이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사에서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조건부 투자합의서 체결을 발표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로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됐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e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사에서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조건부 투자합의서 체결을 발표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로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됐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e

사실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 대우조선을 인수할 수 있었다. 산은이 그해 3월 대우조선 매각을 발표했고 이어 진행된 입찰을 통해 같은 해 10월 한화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한화가 제시한 금액은 6조원 이상으로 지금보다 3배나 많았다.

한화는 산은 보유 대우조선 주식 9639만주를 6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이행보증금으로 인수가의 5%에 해당하는 3150억원을 산업은행에 지급했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들이닥쳐 적지 않은 국내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 빠졌고 한화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인수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겼다. 결국 한화그룹이 인수대금 분할 납부 등 대안을 제시했으나 산은이 받아들이지 않아 계약은 파기됐다.

이후 한화와 산은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행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길고 긴 법정 소송이었다. 대법원이 지난 2016년 산은에 이행보증금 일부를 한화에 돌려줘야한다고 판결함에 따라 한화는 1260억원을 회수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렇게 끝난 줄 알았던 한화와 대우조선의 인연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이어지게 됐다.

지난 6월 취임한 강석훈 산은 회장이 대우조선에 대한 컨설팅을 지시하면서 매각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마침 한화가 방산사업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점도 M&A에 좋은 촉매제가 됐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의 방산 부문과 한화디펜스를 흡수통합, 지상에서부터 항공우주에 이르는 종합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룹 총수인 김승연 회장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에게 조타수를 맡겼다.

이에 더해 한화가 대우조선까지 인수하면 잠수함과 군함 등을 만드는 등 미국의 ‘록히드 마틴’처럼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최근 가격이 급등한 LNG(액화천연가스)선도 한화 입장에선 매력적인 사업이 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이 태양광사업을 일찌감치 시작,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친환경 전문회사로 도약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LNG선사업까지 손에 넣게 되면 기존 태양광, 풍력사업에 더해 가스까지 친환경 분야에서도 중장기적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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