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김기훈(왼쪽)과 SSG 랜더스 최준우. /KIA, SSG 제공
KIA 타이거즈 김기훈(왼쪽)과 SSG 랜더스 최준우. /KIA, SSG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애지중지 키우던 유망주가 늠름한 '진짜 사니아'돼 돌아왔다. 갓 전역한 '예비역' 김기훈(22·KIA 타이거즈)과 최준우(23·SSG 랜더스)가 순위 다툼으로 갈 길 바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기훈은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강렬한 복귀전을 치렀다. KIA가 1-2로 뒤진 3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한 그는 닉 마티니(32)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노진혁(33)도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후 4회 1사 1, 2루 위기에서 박민우(29)에게 빗맞은 안타를 맞아 점수를 내줬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이날 김기훈의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시속 150km까지 나왔다. 구위는 당장 셋업맨으로 투입될 수 있을 만큼 묵직했고, 변화구 제구도 나쁘지 않았다. 김종국(49) KIA 감독은 "김기훈이 중요한 순간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1군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고 계속 투구했으면 한다"고 칭찬했다.

광주동성고 출신인 김기훈은 2019년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하기도 전에 ‘제2의 양현종’으로 불리며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양현종의 고교 후배이면서 빠른 공을 던져 KIA의 에이스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김기훈은 고질적인 제구 불안에 발목이 잡혔고, 별다른 성적을 남기지 못한 채 2021년 상무에 입대했다.

KIA 타이거즈 김기훈. /KIA 제공
KIA 타이거즈 김기훈. /KIA 제공

김기훈은 올해 퓨처스(2군)리그 16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평균자책점 2.95를 올렸다. 퓨처스리그 평균자책점 2위에 오르며 잠재력을 증명했다. 전역한 뒤 곧바로 1군에 합류해 예전보다 강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김종국 감독은 "올해 당장 선발 투수로 활용하기는 어렵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긴 이닝을 책임지는) 롱릴리프 임무를 맡기겠다. 앞으로 중요한 순간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장충고를 졸업한 최준우는 2018년 2차 4라운드(전체 35순위)로 SK 와이번스(SSG 전신)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청소년대표로 활약했을 정도로 타격 재능은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하지만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2020시즌이 끝난 뒤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에서 첫해 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4(113타수 31안타), 15타점, 출루율 0.368, 장타율 0.301, OPS 0.669를 기록했다. 올 시즌 더 많은 기회를 받으며 퓨처스리그를 평정했다. 7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252타수 88안타), 83타점, 출루율 0.461, 장타율 0.476, OPS 0.937을 올렸다. 퓨처스리그 전체 타율 4위, 출루율 1위, 장타율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SSG 랜더스 최준우. /SSG 제공
SSG 랜더스 최준우. /SSG 제공

최준우의 성장세를 눈여겨본 김원형(50) SSG 감독은 그를 곧장 1군으로 불러 올렸다. 최준우는 4경기에서 타율 0.333(6타수 2안타), 출루율 0.556, OPS 0.889로 활약했다. 김원형 감독은 "2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전역 후 첫 안타를 쳤는데 본인 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가진 것 같더라. 예전부터 타격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다. 공을 맞히는 능력이 있다"며 "수비도 괜찮다. 발이 좀 느려 수비의 좌우 폭이 좁긴 하지만 2루수로서 피벗 플레이가 괜찮더라. 안정적으로 봤다"고 칭찬했다.

올해 SSG 2루수 합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스탯티즈)은 0.01로 전체 9위에 그치고 있다. 타격이 강점인 최준우는 수비와 주루 능력이 좋은 안상현(25)과 함께 주전 2루수 최주환(34)의 뒤를 받칠 전망이다. 최준우가 박성한(24), 전의산(22)과 함께 하위 타선의 한 축을 담당한다면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질 수 있다. 경기 후반 대타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어 쓰임새가 많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