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우조선해양 인수 소식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등 3거래일 하락
그룹사 친환경 에너지 밸류 체인 구축…장기적으로 기업 가치 상승효과 기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계열사들 주가가 폭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한화그룹의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고, 주가 역시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계열사들 주가가 폭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한화그룹의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고, 주가 역시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최용재 기자] 지난 26일 대우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의 품에 안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 참여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 등이다. 이번 투자합의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권 지분 49.3%를 확보하게 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화그룹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변동성이 큰 조선산업의 인수로 인한 리스크 우려가 커진 것이다. 또 수년간 적자를 이어온 대우조선해양의 부채에 대한 부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화가 5.29% 하락한 것을 비롯해 한화시스템(7.17%), 한화솔루션(6.74%),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80%)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더불어 한화투자증권(5.63%), 한화손해보험(2.83%), 한화생명(4.01%) 등, 금융계열사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7일, 한화‧한화솔루션‧한화투자증권 등이 소폭 상승했지만 하락세를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한화는 27일, 0.39% 상승한 뒤 28일에는 6.72%나 폭락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투자증권 역시 같은 흐름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손해보험‧한화생명 등도 26일부터 28일까지 3거래일 연속 추락했다. 

29일 오전, 한화그룹 계열사들 대부분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이는 최근의 주가 폭락에 대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당분간 불확실성의 증대로 한화그룹 주가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 이후 재무구조 정상화 및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 여부 △2.3조원의 영구채 및 우발채무에 대한 불확실성 △대우조선해양 실적이 연결로 반영되는 내년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을 꼽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한화그룹의 가치와 경쟁력이 장기적으론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기대가 되는 부분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방산 부문에서 잠수함‧전투함‧보조함 등, 군용 선박이 빠져 있는 한화그룹이 국내 1위 함정 건조 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이 부문을 단숨에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본격적으로 유지보수(MRO)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한화는 방산을 미래 주요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방산 부문과 함께 한화디펜스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 항공우주 분야까지 아우르는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을 내놨다. 오는 2030년 글로벌 톱10 방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아울러 액화천연가스(LNG)‧태양광‧수소 등 에너지 분야에서도 대우조선해양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한화임팩트‧한화 사업을 대우조선해양의 에너지 운송 사업과 연계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룹사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새롭게 구축할 수 있게 됐다. 

IBK투자증권은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로 얻게 되는 시너지 효과로 △해양에서 우주까지 글로벌 종합 방산 솔루션 포트폴리오 확대 △그린 에너지(LNG‧그린수소‧해상풍력 등) 밸류체인 완성을 꼽았다.

이런 긍정적 전망에 한화그룹 계열사의 주가 역시 반등 기대감이 높다. 

SK증권은 이번 인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한화그룹 방위사업 역량이 해양 분야로 확대됨을 의미한다”며 “단순 함정‧잠수함 등 특수선 사업 추가를 넘어 영업력 강화 및 네트워크 확대 효과가 기대되며 육‧해‧공 방위사업 역량이 결집돼 기술,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주가 조정은 확실한 저점 매수 기회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증권은 한화솔루션을 주시했다. 현대차증권은 “3분기 실적은 태양광 사업 실적 대폭 개선에 따라 시장 컨센서를 크게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 혜택도 있다”며 “최근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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