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LG 유강남이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9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LG 유강남이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서울 잠실구장을 같이 쓰는 '잠실 라이벌'이다. 그러나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양 팀의 희비는 '라이벌'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산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해 3차례 우승(2015~2016, 2019년)을 달성했다. 반면 LG는 같은 기간 4차례(2016, 2019~2021년) 가을 야구에 진출했으나 우승은 고사하고 1번도 KS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2020시즌과 2021시즌에는 가을야구에서 두산에 무릎을 꿇었다. 또 LG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두산과 맞대결에서 40승 5무 67패로 밀렸다. 2015년 8승 8패 동률을 기록했을 뿐 한 번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2018년에는 1승 15패를 기록하는 굴욕까지 당했다.

올해 두 팀의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제는 두산이 LG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LG는 28일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서 4-1로 이겼다. 시즌 83승(2무 49패)째를 거둬 2위 확정을 위한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아울러 전날 한화전 승리로 팀 창단 이후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로 썼던 LG는 이 부문 기록을 83승으로 늘렸다.

1994년 KS 우승 이후 무관에 그친 LG는 올 시즌 우승 적기를 맞았다. 29일 오전까지 팀 타율 2위(0.269), 평균자책점 1위(3.32)로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자랑한다. 후반기 승률 1위(0.633ㆍ31승 1무 18패)를 기록하며 선두 SSG 랜더스를 맹추격하고 있다. 구단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궜고, 구단 최다승 기록도 새로 써내려 가고 있다. 올 시즌 두산과 맞대결에서도 10승 6패를 올리며 2014년(8승 1무 7패) 이후 8년 만에 우위를 점했다.

8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1-5로 패배한 두산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8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1-5로 패배한 두산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두산은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 경기에서 0-8로 완패했다. 9위 두산은 56승 2무 77패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트래직 넘버가 1로 줄었다. 8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영원할 것 같았던 두산 왕조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두산 왕조의 몰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매년 전력 누수를 겪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주축 선수를 다른 팀에 빼앗겨 선수층이 얇아졌다. 올해는 팀의 기둥인 외국인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고, 대형 FA 계약을 맺고 잔류한 국내 주축 선수들이 심각한 부진에 빠지면서 하위권으로 고꾸라졌다.

두산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체질 개선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계약이 끝나는 김태형(55) 감독의 재계약 가능성은 반반이다. 김 감독의 재계약 여부와는 별개로 대대적인 선수단 정리 작업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앞선다. 이미 왕조 시절 주장을 맡았던 오재원(37)이 28일 은퇴를 선언했고, 베테랑 투수 이현승(39)도 올 시즌 종료 후 유니폼을 벗을 예정이다. 어느 해보다 혹독한 겨울이 두산을 기다리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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