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남지민(왼쪽)-문동주. /한화 제공
한화 이글스 남지민(왼쪽)-문동주. /한화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올해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4.86)에 머물고 있다. 팀 선발 평균자책점이 4.88(10위)로 불펜(4.84ㆍ9위)과 전체 평균자책점보다 더 나쁘다. 외인 원투펀치 닉 킹험(31)과 라이언 카펜터(32)는 부상으로 중도 퇴출당했다. 외인 투수 예프리 라미네즈(29)와 펠릭스 페냐(32)도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14승을 올린 토종 에이스 김민우(27)는 4일 오전까지 6승, 평균자책점 4.53에 그치고 있다. 

암울하던 한화 선발진에 강속구 영건 듀오 남지민(21)과 문동주(19)가 희망을 선사했다. 올해 선발 투수로 경험치를 쌓은 둘은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나란히 '유종의 미'를 거두며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키 181㎝ 몸무게 95㎏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남지민은 2020시즌 2차 1라운드 8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2020시즌 8월 팔꿈치 인대 접합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1년간 재활한 뒤 지난 시즌 후반기 실전에 복귀했다. 겨우내 다양한 무게의 고무공을 활용해 투구 매커니즘을 개선하는 훈련 프로그램인 플라이오케어를 꾸준히 소화한 덕분에 평균 구속이 시속 140km 초반대에서 140km 중반대로 올랐다. 지난 4월 말 선발진에 진입한 뒤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값진 경험을 쌓았다. 올 시즌 성적은 22경기 2승 11패 평균자책점 6.37로 평범하지만, 선발 투수로서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던 9월 1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50) 한화 감독은 "남지민이 좋은 한 해를 보냈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한 뼘 이상 성장했다"며 "시즌 초 계획한 것 이상의 성과를 내줬다"고 칭찬했다. 

남지민은 "올해 스스로 점수를 매기자면 100점 만점에 40~50점 주고 싶다. 기록들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감독님 말씀처럼 한 단계 성장했다고 생각했다"며 "제구를 보완해야 한다. 변화구를 계속 갈고 닦으면 내년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올 시즌 얻은 경험치가 헛되지 않게 더 잘 준비하겠다"고 힘줬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 /한화 제공
한화 이글스 문동주. /한화 제공

시속 150㎞ 중반대 광속구를 던지는 오른손 파이어볼러 문동주는 올해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괴물 신인'으로 평가받으며 큰 주목을 받았지만,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 도중 내복사근을 다쳐 이탈했다. 5월 1군에 데뷔했으나 6월 중순 오른쪽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다시 자취를 감췄다.

문동주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회복과 재활에 전념했다. 지난달 중순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으며 복귀를 준비했다. 부상을 털어낸 그는 3개월여만인 지난달 2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면서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27일 LG 트윈스전에서도 5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그리고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데뷔 첫승의 감격을 안았다. 문동주는 3일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8탈삼진 4실점(3자책점)을 기록하며 팀의 7-4 승리에 앞장섰다. 올 시즌 13번째 등판 만에 값진 첫승을 올렸다. 이날 문동주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7㎞까지 나왔다.

수베로 감독은 "4실점을 하긴 했으나 실점 상황에서 본인이 배워가는 모습으로 위기를 잘 넘겨가며 승리를 거뒀다. 그런 부분에서 문동주의 밝은 미래를 봤다"고 말했다

문동주는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으로 데뷔 시즌을 마무리했다. 28.1이닝만 소화해 내년에도 신인왕 요건(입단 5년 이내, 누적 이닝 30이닝 이내)을 유지한다. 그는 "시즌 초반엔 내 공에 관해 믿음이 적었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이 붙었다"며 "올 시즌에 배운 것들을 비시즌에 잘 다듬어 좋은 투수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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