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선수들. /SSG 제공
SSG 선수들. /SSG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지난해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재창단할 당시 '세상에 없던 프로야구단'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야구광인 정용진(52) 구단주 겸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추신수(40), 김광현(34)을 영입했고,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둔 한유섬, 문승원(이상 33), 박종훈(31)은 장기 계약으로 붙잡았다. 또 구단은 올 시즌을 앞두고 클럽하우스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는 등 선수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고자 애썼다.

과감한 투자는 프로야구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2위 LG 트윈스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5위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 3-8로 졌다. 이날 경기가 없던 SSG는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 1을 지우고 1위를 확정했다. 이날까지 시즌 141경기에서 88승 4무 49패를 올린 SSG는 남은 3경기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1위를 한 번도 빼앗기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라는 위업을 이룬 프로야구 최초의 팀이 됐다. SSG는 창단 2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다. 전신인 SK 시절을 포함해 2007∼2008년, 2010년에 이어 통산 4번째이자 1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단일리그 기준으로 삼성 라이온즈(9회), KIA(6회)에 이어 두산 베어스와 함께 정규리그 우승 횟수 공동 3위로 올라섰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건 이번이 9번째다.

김원형(50) SSG 감독은 "개막전부터 1위를 지킨다는 건 선수단에 큰 도전이었다"며 "어려운 상황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선수들은 하나가 돼 이겨냈다"고 신화를 창조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SSG의 정규시즌 우승 동력은 선발진이다. SSG는 5일 오전까지 선발 평균자책점 1위(3.38),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 2위(78회)를 달리고 있다. 에이스 김광현이 중심을 잡고, 2년 차 외인 윌머 폰트(32)가 뒤를 받쳤다. 둘은 올 시즌 나란히 13승씩 26승을 합작했다. 베테랑 노경은(38)과 이태양(32), 영건 오원석(21)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후반기 대체 선수로 합류한 숀 모리만도(30)는 7승에 평균자책점 1.67을 올리며 선두 수성에 큰 힘을 보탰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돋보였다. 3년 차 외야수 최지훈(25)은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565타수 173안타), 10홈런, 31도루, OPS 0.794로 맹활약 중이다. 주전 유격수 박성한(24)은 137경기에서 타율 0.299(482타수 144안타)를 기록하며 2시즌 연속 3할 타율에 도전하고 있다. 

SSG 랜더스의 홈 구장인 인천SSG랜더스필드 전경
SSG 랜더스의 홈 구장인 인천SSG랜더스필드 전경

SSG는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올 시즌 총 98만1546명의 관중을 동원해 인천 연고팀 최초로 관중 1위를 달성했다. 올 시즌 홈 관중 90만명을 넘긴 팀은 SSG와 LG(92만71명)뿐이다. SSG는 평균 관중 수에서도 1위(1만3633명)를 기록했다.

SSG 구단은 올해 모기업인 신세계그룹 계열사 및 관계사들과 연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구장 내 즐길 거리 강화를 통해 일명 SSG랜더스필드의 '핫 플레이스화'를 추구했다. 스타워즈 데이, 도그 데이 등 큰 행사를 열어 야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선수단은 야구장을 찾는 팬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실천했고 구단 또한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다양한 아이템을 발굴, 지원하면서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팬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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