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 3종./CJ제일제당 제공.
햇반 3종./CJ제일제당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즉석밥은 바쁜 현대인들의 삶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퇴근 후 따로 조리할 필요 없이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밥 한 공기가 완성된다.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인 대표적인 제품이기도 하다. 즉석밥 대표 제품인 CJ제일제당의 햇반은 1996년 12월 출시 후 시장에서 1위를 유지 중이다. 국민들의 식생활 변화와 함께 국내 상품밥 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며 즉석밥을 대표하는 고유 명사가 됐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 40억 개, 누적 매출은 약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 1989년 즉석밥 개발 시작..밥의 시장성 주목

1996년 12월 12일 국내 최초 무균포장밥 햇반 출시 당시 사진./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은 1989년 본격적으로 즉석밥 개발에 나섰다. 1990년대를 앞둔 무렵, 우리나라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혼한 자녀들이 독립하면서 핵가족이 증가하고 여성들의 사회 진출도 크게 늘어났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간편한 편의식품 선호도가 높아진 시기인데다 가전제품의 발전으로 냉장고와 전자레인지가 보편화됐다.

이러한 상황 속 CJ제일제당은 밥의 시장성에 주목했다. 주식인 밥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즉석밥의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 밥을 슈퍼마켓에서 사 먹는다는 것은 황당하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였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통찰하고 시장 상황과 소비자 식생활 패턴 분석을 통해 즉석밥 시대가 온다고 믿고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제품 출시를 앞두고 수십 명의 주부와 여대생들을 초청했다. 참가자들 앞에는 햇반과 전기솥으로 지은 밥이 놓였다. 시식 후 참가자들이 맛있다며 선택한 밥은 햇반이다.

갓 지은 맛있는 밥맛..독보적 R&D 역량

1996년 햇반 출시 광고 이미지./CJ제일제당 제공.
1996년 햇반 출시 광고 이미지./CJ제일제당 제공.

햇반의 성공은 선제적 투자를 통한 R&D(연구개발)역량과 혁신기술 확보가 기반이 됐다. 10년, 20년 후를 내다볼 수 있는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재현 회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투자한 결과다. 햇반의 핵심 R&D는 당일 자가도정 기술, 무균화 포장밥 제조 기술, 최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당일 도정 기술을 쓰는 햇반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밥 제조설비에 자체 도정 설비를 도입해 생산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짓는다. 자체 도정설비를 통해 맛 품질뿐 아니라 쌀의 종류별 맞춤 도정도 가능해졌다.

국내 최초로 도입한 무균화 포장밥 제조기술을 통해 집밥 구현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쌀 표면의 미생물을 고온고압스팀으로 살균한 뒤 내부 미생물을 차단한 무균화 시스템 공정을 거쳐 밀봉 포장한다.

최첨단 패키징 기술로도 차별화된다. 포장에 따라 밥맛이 변하기 때문에 밥을 담는 용기는 3중 재질로 만들고 뚜껑 기능의 리드필름은 4중 특수 필름지를 사용했다. 리드필름과 용기 모두 젖병과 동일한 소재인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었다.

햇반의 진화..햇반컵반부터 햇반솥반까지

'햇밭솥반' 4종./CJ제일제당 제공.
'햇밭솥반' 4종./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은 2015년 4월, 밥이 맛있는 간편 대용식을 표방한 햇반컵반을 출시하며 새로운 숭부수를 던졌다. 당시만 해도 별도의 냉장/냉동 보관이 필요 없는 상온 대용식 시장은 링크아즈텍 기준으로 200억원대 규모로, 3년간 연평균 46% 가량 성장하고 있는 가능성 높은 시장이었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기존 시장 컵밥류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소비자들이 아쉽게 생각하는 점이 밥을 비롯한 내용물의 맛과 품질에 대한 실망이라는 점을 파악하고 밥의 맛 측면에서 최고 수준의 품질을 보유한 햇반을 넣은 간편 대용식인 햇반컵반을 선보였다.

든든한 한끼를 즐길 수 있는 원 밀 솔루션(One-meal Solution)을 제공하는데 주력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밥의 맛은 햇반으로 확보하고, 국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는 액상 소스를 활용했다.

또 기존 햇반컵반에서 밥, 토핑, 소스 용량을 30% 늘린 햇반컵반 BIG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했다.

지난해에는 즉석 영양 솥밥 브랜드 햇반솥반을 론칭했다. 햇반솥반은 맨밥 사먹는 시대를 연 햇반, 밥 품질을 높인 간편 대용식 햇반컵반에 이은 3세대햇반에 속한다. 뿌리채소영양밥, 버섯영양밥, 통곡물밥, 꿀약밥, 전복내장영양밥, 소고기우엉밥, 흑미밤찰밥 등 모두 7종이다.

햇반솥반에는 CJ제일제당의 기술력이 담겼다. 신(新) 무균밥 공정으로, 지난 10년간 차별화된 R&D를 통해 개발한 한 차원 높은 살균기술이 적용됐다.

△美 즉석밥 시장 공략..글로벌 프로젝트 본격화

멀티그레인 출시 제품./CJ제일제당 제공.
멀티그레인 출시 제품./CJ제일제당 제공.

햇반은 글로벌 프로젝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글로벌 햇반멀티그레인(multi grain) 생산 출하식을 지난 4월 부산공장에서 열었다.

멀티그레인은 2가지 이상 곡물이 혼합된 즉석밥에 소금, 오일 등을 조미해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제품이다. 현미∙자스민, 현미∙퀴노아, 현미∙와일드라이스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수출 전부터 현지 유통 체인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미국 내 월마트, 크로거 등 메인스트림 유통 매장 4000여곳에 입점이 확정했다.

멀티그레인에는 최적의 열처리와 수분 제어 기술을 적용해 까다로운 미국 수출 규정은 물론 밥알의 식감 등 맛품질까지 잡았다. 가장 엄격하고 공신력 높은 Non-GMO 인증도 획득하는 등 건강까지 고려했다.

출시 전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블라인드 시식 평가 결과, 멀티그레인은 식감, 풍미, 구매의향 항목에서 평균 4.2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멀티그레인은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향후 시장 전망도 밝다. 미국 즉석밥 시장은 해마다 14%씩 성장해 지난해 기준 6400억원 규모에 이르렀지만 저가 상품 위주로 구성돼 있다. 미국 즉석밥 시장은 2025년에는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햇반, 현지에서 생산하는 냉동볶음밥 등 상품밥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 중이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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