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외환보유액 한 달사이 197억달러 급감...한은은 "아직 충분"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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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외환보유액이 한 달 사이에 약 197억달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감소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줄고 있다. 다만 7월에 소폭 늘었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감소세로 바뀌었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 6일,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열고 외화 부족에 대한 우려 진화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이번 감소 배경에 대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감소,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등에 기인한다"고 밝히며 "국내 외환보유액 규모는 의심할 여지 없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6일, 오금화 한은 국제국 국장은 "9월 외환보유액 감소액은 금융위기 이후 역대 두번째로 컸지만 최근 외환보유액 월별 감소액은 금융위기 당시 월별 감소액보다는 평균적으로 적다"며 "현재 외환보유고는 금융위기 시기보다 두 배 가량 많으며 우리나라는 순대외채권국으로 대외충격을 완충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 현황을 자산별로 살펴보면 국채·정부기관채·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 등 유가증권이 3794억 1000만달러로 전체 91.0%를 차지한다.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예치금은 141억 9000만달러로 3.4% 수준이다.  IMF의 특별인출권인 SDR은 141억 5000만달러(3.4%), 금은 47억 9000만달러(1.2%)이다.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인출권인 IMF포지션은 42억 3000만달러(1.0%)다.

일각에선 외환보유액 비중 중 예치금의 비중이 작은 만큼, 유동성 경색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김석욱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애초에 국제 기준 상 유동성이 있어야 외환보유고에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과 달리 이자 등 수익이 나지 않는 예치금 비중이 높다는 건 무의미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우리나라는 여전히 이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후 정책적으로 은행의 단기채무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규제이다. 현재 120% 수준은 향후 36일치의 외화 수요를 반드시 들고 있으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불신과 우려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환율 상황을 감안하면 수입업체는 좀 더 당겨서 외환을 매입하고 수출업체는 좀 더 늦춰서 달러를 매도하는 경향이 두드러직고 있다. 이에 한은은 이 같은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그 폭이 더욱 커지면서 우려는 더욱 두려움으로 바뀌고 있다. 이젠 경상수지 적자설까지 나돌고 있으며 1997년과 2008년도의 상황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국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단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통화스와프 체결이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또한 한미 통화스와프 만료 후, 지난해 12월 도입한 피마 레포 제도의 가동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는 미 연준이 타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채를 환매조건부로 매입하는 제도다. 이에 한은은 "미국 시장 상황을 보면서 작동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고 밝힌 상태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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