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물가 급등하며 경기 침체 현실화…IMF, 내년 경제성장률 조정
연준, 고용시장 견고함에 긴축 기조 지속…한은, 빅스텝 유력해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바 IMF 총재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바 IMF 총재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더불어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더욱더 강한 긴축에 나설 것으로 보여 한국은행(한은)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기존의 2.9%에서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 7월 기존의 예측치였던 3.6%에서 2.9%로 하향 조정한데 이는 두 번째 하향 조정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코로나19의 재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세계적 기후 재앙 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워졌으며 물가 급등으로 소비자 구매력이 하락해 하향 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축정책은 단기적으론 함들겠지만 필요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내년에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올 것이란 예상은 현실화되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가 주요 글로벌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86%가 향후 1년 내에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답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됨에 따라 일각에선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가 전환될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했다. 이는 경제성장률의 대표 선행지표인 미국 ISM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최저 수준을 보였고 미국의 8월 기업 구인 건수가 전달 대비 10% 감소해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인 '피봇'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7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은 26만 3000명 증가해 지난달의 증가량보다 줄었지만 월 평균 고용은 여전히 높고 실업률은 오히려 3.5%로 감소해, 반세기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연준의 강한 긴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확대되며 연준이 긴축의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꺽어지며 뉴욕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연준 인사들은 고용 지표가 발표되기 전부터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는 9월 고용보고서가 나오기 전, 고용보고서와 상관 없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한은은 12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에서 빅스텝을 밟을 것이 유력해 보인다. 국내 물가 상승률이 5%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이에 키움증권의 김유미 연구원은 "달러 강세 흐름이 여전히 유효하고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가 지속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한은 역시 매파적인 입장을 당분간 고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외에도 물가 상승에 압박을 주는 원/달러 환율을 잡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한은의 업무현황 자료에 따르면, 달러 유동성 동향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며 한미 통화스와프 재가동 등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연준과의 협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은의 이 같은 긴축 정책이 이어질 경우, 일각에선 기준금리가 4%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당장 이달 금통위가빅스텝을 밟는다면 현재 연 7%를 돌파한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금리는 연 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변동형 주담대도 7%를 넘어설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의 신용대출 금리가 7%대로 오를 경우 우려되는 점은 신규 가계대출의 83% 가량이 변동금리 대출이라는 점이다.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주들의 이자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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