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은, 빅스텝 단행으로 기준금리 3%…연말 추가 인상 가능성 높아
대출 차주들 이자부담 증가, 주담대 금리 8%대…카드론 이용도 늘어
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국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국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3.00%대로 올랐다. 한은이 급등하는 물가와 환율을 잡기 위해 빅스텝을 단행함에 따라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더욱더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이 필요한 급전을 위해 카드론을 이용하면서 지난 6월까지 카드론 잔액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는 지난 7월 금통위에 이은 두번째 빅스텝으로, 이로써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2.50%에서 3.00%로 올랐다. 기준금리 3%시대가 열린 셈이다.

한은은 빅스텝 단행의 이유에 대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추가 물가상승 압력과 외환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책 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8월 금통위를 통해 0.25%p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당분간 0.25%p씩 인상하는 점진적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한은은 근 1년간 기준금리를 2.00%p나 올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자이언트스텝(0.75%p 기준금리 인상)을 밟음에 따라 이 총재는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역전 현상과 킹 달러로 인한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음에 따라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 7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물가가 5%대에서 얼마나 빨리 내려오는지가 중요하다"며 "내년 1분기까지 고물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재는 "물가가 5% 이상이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은의 이번 빅스텝이 지금의 고물가 상황을 잡긴 어려워보인다. 카톨릭대학교 양준석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금리를 올린다 해도 물가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국제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금리를 많이 올려도 인플레이션의 속도는 조금 둔화시키는 정도지 완벽하게 물가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더욱이 140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환율은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에 따라 앞으로 더욱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양 교수는 "금리 격차가 너무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미 연준이 현재 계획대로 간다면 다음달 한은도 금통위에서 0.50%p 이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원자재가격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 향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함에 따라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욱이 한은은 다음달 금통위를 통해 다시 한 차례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출이 많은 이들은 추가 이자부담으로 인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듦에 따라 소비 위축은 물론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6조 5000억원 늘어난다고 한다. 한은이 지난 7월과 이달 두 차례 빅스텝으로 단행함에 따러 총 이자부담은 13조원까지 늘어나게 됐다. 빅스텝을 밟으면 전체 대출자의 연간 이자는 평균 32만 7000원이 증가한다. 

이러한 이자부담은 국내 취약 차주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2021년 말 기준으로 보유 자산을 팔아도 대출을 모두 못갚는 고위험 가구는 38만 가구가 넘으며 부채 총액은 69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고위험 가구에서 범위를 확장한 취약 차주의 비중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전체 대출자 중 6.3%에 달한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최고금리는 이제 연 8%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7.14%에 이른다. 이에 빅스텝 이후 기준금리 인상분까지 반영되면 8%대 주담대가 나올 전망이다.

더불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조 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정의당의 장혜원 의원은 "앞으로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는 등 부채상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전환대출이나 부실채권 매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재정지원과 사회안전망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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