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프리미엄급 디자인·품질과 하만카돈 사운드 매력
든든한 섀시 대비 조작감 여유롭고 엔진은 아쉬워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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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정우 기자] 폭스바겐코리아는 올 7월 ‘아테온 2.0 TDI R라인 4모션’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현행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에 스포티한 R라인 디자인 패키지를 적용하고 4륜구동 4모션 시스템을 더해 디자인 감각과 주행성을 강화한 모델이다.

아테온의 부분 변경 모델인 신형 아테온은 이전 모델 대비 날렵해진 패스트백 디자인과 여유로운 공간 등을 매력으로 앞세웠으며 2.0 TDI R라인 4모션, 2.0 TDI 프레스티지 4모션을 추가 출시해 총 3종의 트림 패키지로 선택권을 제시한다.

신형 아테온 2.0 TDI R-Line 4모션의 외관은 4865mm에 달하는 시원하게 뻗은 전장과 1870mm의 넓은 전폭, 1440mm의 전고로 길고 매끈하면서도 직선적인 디자인 언어로 단정한 이미지를 준다. 옛 파사트CC부터 이어진 폭스바겐의 미려한 세단 이미지를 계승하면서 최근의 날카로운 디자인 언어를 반영했다.

여기에 전면의 클램쉘 타입 후드 아래 날카로운 헤드램프 눈매가 대형 가로그릴과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대담한 디자인, 측면에서는 헤드램프부터 시원하게 이어지는 숄더 라인과 20인치 휠에 편평비 35의 얇은 타이어를 품은 휠하우스 등이 강렬한 인상을 더한다. 깔끔한 프레임리스 도어도 만족스러운 요소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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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잘 정돈된 라인과 다부진 비율 등은 상급 브랜드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디자인 강점으로 자리 잡았다. 후면의 LED 테일램프와 시퀀셜 방향지시등까지 디자인 흠을 잡기 어렵지만 하단 배기구 모양은 장식에 불과하며 실제 안쪽의 배기구는 지면을 향한다. 깔끔하게 삭제해도 됐을 것을 굳이 가짜 모양을 낼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실내로 들어서도 단단하고 깔끔한 디자인은 이어진다. 폭스바겐 특유의 직선적인 대시보드와 스포티한 카본 패턴 트림, 고광택 피아노블랙과 잘 가공된 플라스틱 소재, 알루미늄 페달과 풋레스트 마감, 여유롭지만 적당히 단단한 전동식 스포츠시트, 고화질 센터 터치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계기판, 색상이 변하는 무드조명 등의 조합이 현대적이고 스포티하다. 여기에 유격 없는 내장재 조립 품질과 차체 강성을 대변하듯 묵직한 도어 등이 독일 차의 전형을 보여준다.

휠베이스가 2840mm에 달하는 만큼 뒷좌석 다리 공간도 여유롭고 성인 키 이상으로 높게 열리는 해치형 트렁크는 575L 용량의 시원한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용량은 1557L로 늘어나 부족함 없는 실용성을 제공한다. 12V 파워아울렛과 C타입 USB 단자들이 곳곳에 마련됐으며 센터콘솔과 글로브박스 내부는 부드럽게 마감됐다. 선루프 앞쪽으로는 요즘 찾아보기 어려운 선글라스 수납공간도 있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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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필수적인 모바일 연결성은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지원한다. 또 서브우퍼까지 마련된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의 강렬한 음향은 이 차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다.

공조장치와 오디오 볼륨 제어 등을 비롯해 많은 조작계가 터치식으로 구현됐으며 이는 깔끔한 인테리어와 미래지향적 감각을 제공하지만 직관적 조작 편의는 다소 떨어진다. 다른 차종들에서 터치식으로 제어하는 천장 조명 조작만 유독 기존 버튼식인 것도 의아하다.

애플 카플레이 내비게이션 로그인 시 정차 중에만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뜨고 실제 완전 정차 중에도 기어를 P에 두지 않으면 가동이 안 된다. 이는 안전을 위한 것이지만 현실 주행 환경에서는 오히려 당황스러운 상황을 야기할 수 있어 보인다. 운전석 룸미러로 보는 후방 시야는 다소 답답한 편이지만 차량 크기를 고려할 때 사각이 심하지는 않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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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성능을 보면 EA288 evo 2.0 TDI 엔진을 탑재해 200마력의 최고출력과 40.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터보 디젤엔진 특성에 따라 토크감은 풍부하지만 반응은 즉각적이지 않다. 터보 부스트압이 걸리지 않은 상태에선 가속이 굼뜨며 아이들링이나 저속에서 엔진 소음이 꽤 신경 쓰인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부족함 없는 출력이지만 스포츠 드라이빙을 위한 날카로움은 떨어지는 기존 폭스바겐의 2.0리터 디젤엔진 특성 그대로다. 복합 공인연비는 13.8km/L다.

엔진의 아쉬움은 빠르고 정확한 조작으로 정평이 난 폭스바겐의 DSG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만회한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거나 기어 레버를 토글해 스포츠(S) 변속 모드를 선택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엔진 회전수를 높이고 최적의 변속으로 토크감을 유지하도록 한다. 스티어링휠 뒤쪽 패들시트로 직접 변속해도 업시프트와 다운시프트 모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제어할 수 있는 엔진 회전수 범위가 좁은 디젤 터보 엔진이 더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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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다소 굼뜨지만 토크가 뿜어져 나오는 순간 4륜구동 시스템이 지면을 박차고 나가는 가속력을 자랑하며 네 바퀴가 지면을 끈끈하게 물고 돌아가는 안정감도 일품이다. 이는 높은 강성의 단단한 차체와 서스펜션 세팅과 어우러져 믿음직한 차체 거동을 만들어낸다. 서스펜션은 단단하지만 통통 튀지 않고 차체 강성과 함께 충격을 소화해내는 높은 수준의 섀시 세팅을 선보인다. 넓은 전폭에 245mm 폭의 20인치 피렐리 P제로 타이어를 신은 네 바퀴도 든든함을 더한다.

이처럼 단단한 섀시는 더 높은 출력의 엔진을 소화하고도 남을 것 같지만 조향감각은 또 다르다. 작지 않은 크기의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조향 감각은 전반적으로 여유롭고 부드러운 성격이다. 조향은 정확하고 위화감이 없지만 중앙에 다소의 여유를 두고 가볍게 돌아가는 편이라 역동적인 주행보다는 쉽고 편한 운전에 중점을 뒀다. 페달까지 전반적인 조작감이 가벼운 편이라는 점에서도 이 같은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제동력은 페달 조작에 따라 무겁게 더해지기보다는 즉각적으로 발생해 쉽게 속도를 줄일 수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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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온 R라인 4모션의 전반적인 주행 감각은 부드럽고 가볍다. 든든한 하체 세팅 덕분에 불안감이 없고 조작이 쉬운 차다. 여기에 변속기 성능까지 감안하면 더 묵직한 엔진 출력에 대한 아쉬움도 든다. 주행 감각은 가볍지만 차체 크기는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점도 민첩한 스포츠드라이빙 보다는 안정성과 실용성을 추구한 차라는 확신을 더하게 한다. 결론적으로 아테온 R라인은 스포츠세단 수준의 차체 성능으로 안정성을 담보하면서 여유로운 공간과 적당한 출력·연비를 누릴 수 있는 든든한 패밀리세단으로 평가된다.

신형 아테온의 트림별 가격은 2.0 TDI 프레스티지 5490만8000원, 2.0 TDI 프레스티지 4모션 5785만4000원, 2.0 TDI R-Line 4모션 5981만7000원이다(개소세 인하분 3.5% 적용, 부가세 포함).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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