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양질의 전력 공급부터 친환경 경영까지…2030년까지 온실가스 35% 감축
작년 6월 ESG위원회 설치…기획관리본부장 주관 'ESG실무추진단'도 신설
협력사와 동반성장 노력…30개社 선정해 ESG 평가·교육·컨설팅 등 지원
한국서부발전 본사 전경.  
한국서부발전 본사 전경.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공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합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상 공기업 평가 기준에 재무적 성과만 포함됐던 부분을 상기하면, 과거처럼 직접적인 이윤창출에만 집중하기보다 비재무적 요소의 영향력을 중요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경제 전문가들은 공기업 중에서도 ESG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는 에너지공기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통적인 화석연료 체계를 벗어나지 못하면 탄소중립을 비롯한 환경 분야 개선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020년 한국전력의 ESG위위원회를 신설을 기점으로 나머지 에너지공기업들도 잇따라 ESG 경영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한스경제>는 각 에너지공기업들의 ESG 경영 구축을 위한 그간의 노력을 자세히 살펴봤다. 

◆ 서부발전, 환경경영 돋보여…2030년까지 신재생발전 설비 6조원 투자 

한국서부발전은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전기사용자에 대한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켜 전력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국전력에서 분사돼 2001년4월 설립된 발전 공기업이다.

서부발전은 'Eco-Friendly(친환경 경영선도)로 지속가능경영 실현'이라는 환경비전 아래 2030년까지 BAU(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온실가스 35% 감축·미세먼지 88% 감축·부산물 재활용 100%·환경만족도 제고 등을 목표로 정하고 4대 전략과제와 16개 이행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2030년까지 BAU 대비 온실가스를 35% 감축하기 위해 연료전환 및 최신 고효율 신규 설비를 설치하고, 신재생 발전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CCU(탄소포집활용) 기술개발 및 상용화와 △'CO2 Free' 바이오 연료개발 △해외 온실가스 감축사업 추진 등도 병행한다.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가운데)이 올해 1월 18일 태안발전본부를 찾아 협력사 관계자와 현장 안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 / 서부발전 제공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가운데)이 올해 1월 18일 태안발전본부를 찾아 협력사 관계자와 현장 안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 / 서부발전 제공 

서부발전의 환경경영은 발전운영 현황에도 드러난다. '모범 친환경 발전소'로 꼽히는 서인천발전본부는 대기오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청정연료인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소다. 가스터빈 발전기를 신속하게 가동하고 정지할 수 있는 최첨단설비로 전력수요 변화에 즉각 대처하는 친환경 발전소의 모범이 되고 있다. 영종대교 옆 31만m2 부지에 위치한 서인천발전본부는 1993년11월 미국의 전력관계 잡지사(EPI)가 선정한 '올해의 발전소'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공원형 발전소' 형태로 운영되는 군산발전본부는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도심 발전소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도시 내 인구밀집지역에 건설됐지만, 환경 관리와 청정연료 사용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개방형 테마공원을 조성했다. 또한, 국내에선 처음으로 최신기종을 적용한 가스터빈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발전효율을 갖추고 있으며, 총 751.6MW(메가와트) 용량으로 전북지역 전력수요의 3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그 외 지난해 11월 준공한 장흥풍력발전소와 △화성남양·서인천·철도시설공단 의왕 등 3곳의 연료전지발전소 △태안제2소수력발전소 등도 서부발전의 대표적인 친환경 발전사업이다. 

아울러 서부발전은 '신재생에너지 3025 로드맵'을 수립해 2030년까지 6조2000억원을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충에 투자할 계획이다. 전체 발전량의 25%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 환경친화적 에너지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국내에선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와 사회적 가치창출형 연료전지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핀란드·스웨덴 풍력사업에 투자하는 등 관련 해외사업도 다각화하고 있다. 

서부발전의 '신재생에너지 3025' 달성 로드맵. / 서부발전 2020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서부발전의 '신재생에너지 3025' 달성 로드맵. / 서부발전 2020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ESG위원회 설치·ESG실무추진단 신설…ESG경영 위해 노사 공동선언 

서부발전은 지난해 6월 이사회를 열고 ESG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는 5명(비상임이사 3명·상임이사 2명)으로 구성되며, △ESG 경영전략 및 관련 사업계획 자문 △ESG 관련 이사회 의결사항 사전검토 △ESG 관련 주요 경영 현안 심의 △대외 이해관계자 대상 소통 지원 역할 등을 수행한다. 

ESG 관련 실질적 업무수행과 성과 관리를 위해 기획관리본부장 주관 'ESG실무추진단'도 신설했다. 실무추진단을 통해 조직 내·외부에 ESG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 대한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비상장기업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회계분야 투명성을 높이고, 내부회계 관린제도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서부발전은 이미 지난 2019년12월 발전공기업 최초로 내부회계 전담부서를 신설, 공인회계사 등 전문 인력을 보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설계·운영·평가 전반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기에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과 유승재 서부발전노동조합위원장이 충남 태안 본사에서 'ESG경영 및 2050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박형덕 사장이 취임사와 경영방침을 통해 강조해 온 '국민중심 ESG 경영 강화' 기조에 맞춰 노사가 탄소중립 정책·미래지향 기업문화 등을 함께 실현해 나가기로 뜻을 모은 것. 

서부발전 노사는 공동 선언을 기점으로 △ESG 경영 실천 △친환경 사업 확대 및 탄소중립 정책 이행 △재무개선 노력 협력 △근로자의 건강한 삶 구현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 정착 등 분야별 협력관계를 긴밀히 이어나가기로 했다.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오른쪽)과 유승재 서부발전노동조합 위원장. / 서부발전 제공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오른쪽)과 유승재 서부발전노동조합 위원장. / 서부발전 제공 

지난해 4월 취임한 박형덕 사장은 취임사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LNG·신재생 중심 사업구조 전환 △안전경영 확립 △발전 운영과 건설사업의 효율성 향상 △신성장 사업 분야 도전 △ESG 경영실천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직정비를 통해 철저히 일·능력 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해 최고의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하고, 대내외적으로 적극적인 협업과 소통을 통해 창사 초기 경영평가 최우수 기업이었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서부발전은 박형덕 사장 취임 3개월 만인 지난해 7월에는 신재생 발전설비 투자 등 친환경 녹색사업 용도로만 활용할 수 있는 ESG채권을 27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친환경 에너지설비 투자를 선도하고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자금은 스웨덴의 '클라우드 풍력발전' 사업출자와 국내 연료전지 건설사업 등에 사용된다. 

서부발전은 녹색채권 발행에 앞서 ESG경영활동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통한 환경개선 기여도를 인정받아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최고평가등급인 'GB 1등급'을 받기도 했다. 

◆ 협력사 ESG역량강화 방안 모색…친환경 설비교체·ISO인증획득 등 지속 지원 계획 

협력기업의 ESG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도 이어지고 있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12월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한성더스트킹' 등 21개 협력사 사업 담당자와 나이스평가정보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협력 중소기업 ESG 지원 사업' 착수회의를 열었다. 인력과 자본 등의 제한으로 ESG 대응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서부발전은 기업신용평가 전문기관인 나이스평가정보와 ESG 지원 사업에 나섰다. 자가진단과 현장실사·컨설팅을 통해 △환경 △인권 및 노동 △윤리 및 지배구조 △제품 및 서비스 4개 분야에서 기업의 ESG 이행수준과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보고서를 기업에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서부발전의 중소기업 ESG 지원사업 착수회의 모습. / 서부발전 제공
지난해 12월 서부발전의 중소기업 ESG 지원사업 착수회의 모습. / 서부발전 제공

나이스평가정보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개월 동안 서부발전의 협력사 30곳에 대한 ESG 평가와 교육·컨설팅을 했다. 나이스평가정보의 분석과 평가에 따르면 30개 협력사의 ESG 대응 수준은 '보통', 또는 '미흡'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0개 협력사 대부분이 10인 미만 사업장인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ESG 경영수준은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흡한 부분에 대해선 추가적인 컨설팅과 더불어 개선과제가 주어졌고, 평가과정에서 적극적인 ESG경영 도입의지를 보여준 협력사에는 동기부여를 위한 포상이 이뤄졌다. 또한, 상위 5개사에게는 ESG 우수기업 인증패를 수여했고, 평가에 참여한 기업 전체에 인센티브로 신용평가를 1회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서부발전은 협력사의 ESG 역량을 높이기 위해, 이번 평가에서 주어진 개선과제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연중 재평가 하는 등 사후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또, 평가 결과 ESG 역량이 미흡한 기업에 대해서는 친환경 설비교체·ISO인증획득 등 추가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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