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업·재계, 재무제표 그린워싱 비난 받아
미국 보수진영, ESG가치 관련 자산관리회사서 철수 움직임
ESG 펀드 규제 방법도 논쟁 가중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았지만, 투자자들은 경기침체와 코로나19, 기업의 그린워싱 비난, ESG 펀드 규제 등으로 친환경 관련 사업에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 보도에 따르면 ESG투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문구 중 하나다. 그러나 경기침체와 급락하는 주식시장, 미국 중간 선거 등으로 위기에 빠졌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Refinitiv)는 ESG 펀드 투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승세가 멈췄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 9월 ESG 펀드는 2020년 3월 경기침체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자 현금 유출을 경험했다. 

앞서 ESG와 책임 투자펀드는 2021년 말 관리 자산이 8조500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레피니티브 리퍼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자산은 7조달러 미만으로 집계됐다. 

CNN은 현재 ESG는 지속가능한 투자의 메리트와 ESG 친화적 기업의 결정에 대한 도전, 글로벌 규정의 진화와 관련된 논쟁으로 위기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이런 역풍은 회의적인 경제 전망과 함께 ESG 관련 펀드에 좋지 않은 환경을 조성했다. 

블랙록자산운용, 삼성전자 지분 5.03% 보유/사진=연합뉴스
블랙록자산운용 / 사진=연합뉴스

또한 미국 정치인과 재계 지도자들은 기업이 실제보다 친환경적으로 보이도록 재무제표를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투자자들이 친환경 관련해 발을 뺐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사 DWS와 골드만삭스 등은 최근 ESG 라벨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5월 테슬라가 S&P ESG지수에서 제외된 후 ESG를 ‘스캠(신용 사기)’이라고 불렀다. 엑손모빌 역시 환경 피해를 입힌 오랜 역사를 지닌 회사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다만 ESG 평가기관은 업계 내 다른 회사와 비교해 평가하기 때문에 석유와 가스 회사는 자동차 회사와 별도로 평가된다. 이들은 석유 시추 관련 기업을 타 기업에 비해 높게 평가 가능하다. 반면 재생에너지 기업은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정치권도 투자자들의 ‘친환경‘ 고민에 한몫했다. ESG가치에 투자하는 자산 관리 회사에서 철수하려는 미국 보수진영의 움직임이 늘어난 탓이다.

공화당 텃밭으로 불리는 미국의 20개 주는 “블랙록처럼 ESG 중심 기업을 주(州) 은퇴계획의 자산 관리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블랙록은 현재까지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을 것이라고 로버트 젠킨스 레피니티브 리퍼 책임자는 분석했다. 

ESG 펀드 규제 방법도 논쟁을 가중시켰다. 전문가들은 “ESG 기준을 표준화하면 투자자의 혼란을 줄일 수 있지만 이를 위한 논쟁은 현재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ESG 관련 유엔지원 그룹인 책임투자원칙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투자 산업에만 1000개 이상의 ESG 규정이 발행됐다. 젠킨스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ESG 목표에 명시된 펀드에 따라 자신의 최소 80%를 투자하도록 ESG 분류 펀드에 요구했다. 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SG투자 관련 논쟁으로 기업 경영진의 미래는 좋지 않다. KPMG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접근방식을 재고하면서 경기침체에 대비 중이다. 미국 기업 CEO 약 30%는 “이미 ESG 이니셔티브를 일시 중지하거나 재고했다”고 밝혔고 59% 역시 “곧 재고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전체 응답자의 70%는 ESG프로그램이 회사 재무성과를 개선했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에는 2100년까지 연간 2조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미국 정부는 예상됐다. 이에 기업과 정부는 금전적, 인적 지원을 방지하기 위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지만, ESG 투자가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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