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UNEP 2022년 ‘배출량 갭 보고서’ 발간
COP26 NDC, 현재 20여개국만 실행
개인 노력과 국가 결단으로 사회적 변화 이끌어야
사진=UNEF 배출량 갭 보고서 2022 
사진=UNEF 배출량 갭 보고서 2022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최후 방어선인 1.5℃를 지켜 내기가 힘들다는 분석이 나왔다. 적어도 1.5℃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0%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국가는 강력한 정책과 결단을 내리고 개인과 기업도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해야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27(현지시간)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배출량 갭 보고서 2022(Emissions Gap Report 2022)’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각국의 지구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국제적으로 약속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현재 탄소배출량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배출량의 격차가) 비참할 정도로 부적절하다”고 보고서는 평했다. 특히 현재 시행 중인 정책이라면 “세기말까지 2.8°C의 온도 상승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구나 2030년까지 목표를 완전히 이행하더라도 지구온도가 2.5℃ 상승하고 전 세계가 극한 날씨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해도 지구 온도는 1.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후 1℃ 이상 상승하면서 전 세계적인 기후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2021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지구 기온 상승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NDC에 합의 한 바 있다. 한국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이 목표다.

그러나 NDC를 목표를 제시한 국가는 현재 20여개에 불과하다.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 줄어드는 것에 그친다. 따라서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0%는 줄여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이다. 

UNEP 사무총장인 잉거 안데르센은 “기후 재해는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의 결과물”이라며 “국가들은 점진적으로 변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우리 경제와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만이 가속화되는 기후 재해에서 우리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세계 경제를 개혁하고 배출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러나 우리는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에너지기구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의 최근 보고서는 2019년에 비해 2030년 예상 배출량을 거의 줄이지 않은 국가 공약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 2019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온난화를 막기 위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3% 줄여야하지만, 현재 계획은 오히려 10.6% 증가율을 보였다.

사진=UNEF 배출량 갭 보고서 2022
사진=UNEF 배출량 갭 보고서 2022

UNEP 보고서는 해결방안으로 정부의 결단을 요구했다. 규제와 세금, 국제 금융 시스템의 방향 전환,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포함한 정부의 결단이 있어야만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재 녹색 전기와 교통, 건물로의 전환은 이미 진행 중이지만, 더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국 등 많은 국가가 새 유전과 가스전 개발에 열을 올린다며 모든 부문에서 새 화석 연료 기반시설은 지양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도 새 유전과 가스전이 1.5℃ 목표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개인의 식단변화도 요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 1이 세계 식량 시스템에서 발생한다. 더구나 2050년까지 두 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시급하게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개인은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식단으로, 정부는 농장 보조금과 식품세를 통해 온난화 대응에 앞장 설 것을 주문했다.

글로벌 금융 흐름을 녹색 투자로 전환하는 것도 온난화를 막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대부분 금융 그룹은 단기적 이해관계로 온난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보고서는 저공해 경제로 전환에 연간 최소 4조~6조달러 투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자산의 약 2%에 해당된다.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 비용이 하락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췄고 전기 운송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미국의 주요 기후 법안과 저탄소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연금의 움직임은 긍정적이지만, 이보다 더한 국가들의 야심찬 조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는 우리의 거울”이라고 덧붙였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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