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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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고예인 기자] 명품 브랜드들이 연이은 기습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 등이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생로랑은 이번 달 1일부터 가방, 지갑, 신발 등 대부분 카테고리 상품 가격을 올린다. 인상률은 최대 두 자릿수로 예상된다. 앞서 생로랑은 지난 6월 루루 퍼퍼 등 일부 제품 가격을 15% 올렸다.

에르메스도 내년 5~10%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에르메스는 통상 연초 1.5~2%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했지만, 올해 4% 정도 가격을 올린데 이어 내년 인상 폭을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루이비통·버버리·펜디는 지난 달 나란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루이비통은 지난달 27일 3% 내외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2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단행된 가격인상이다. 대표 상품인 ‘알마BB’는 218만 원에서 225만 원으로 3.2% 올랐다. 이번 인상은 올 2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버버리도 지난달 25일 제품 가격을 5∼10% 인상했다. 퀼팅 레더 스몰 롤라백의 경우 기존 275만원에서 285만원으로 약 4% 올랐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는 지난달 24일 전 제품 가격을 6% 인상했다.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대표 제품인 바게트백은 390만원에서 413만원으로 올랐고, 몬트레조 미니백도 245만원에서 260만원으로 인상됐다. 피카부 아이씨유 스몰은 600만원에서 636만원으로, 피카부 미니 셀러리아백은 570만원에서 604만원으로 상향됐다. 펜디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보유한 브랜드로 배우 송혜교, 김다미가 앰버서더를 맡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루이비통, 샤넬도 올 4분기에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다섯차례 가격을 끌어올렸 데 반해 올해는 한번에 그쳤다.

이처럼 세계적인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 우려에도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끊임없이 올리는 이유는 수요가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에르메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로서는 어느 지역 시장에서도 둔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르메스의 7~9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31억4000만유로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중국에서 도시 봉쇄 등 방역대책에도 수요가 강했고, 싱가포르, 호주, 태국, 한국 등 아시아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장 자크 귀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명품 판매는 자신들만의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므로 경제 상황이나 경기 부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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