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룰라 차기 정부, 환경 정책 대폭 수정 예고 “살아있는 아마존 필요”
룰라, 대표단과 함께 COP27 참석 가능성 시사 
투자회사들, 룰라 정책에 긍정적 견해 내놔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 사진=룰라 인스타그램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 사진=룰라 인스타그램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환경운동가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자들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하자 환호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30일 룰라의 브라질 대선 승리 연설을 보도했다. 이날 룰라 당선인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권이었던 4년 간 급증한 아마존의 삼림 벌채 등 불법 벌목과 광업, 토지 약탈을 단속하겠다”며 “기후 위기와의 싸움에서 리더십을 되찾을 것이다. 브라질과 지구에는 살아있는 아마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는 열대우림의 환경보호 정책을 철회하고 더 많은 광업과 상업적 농업을 추진했다. 환경부는 룰라 공약에 대한 입장 발표를 거부했다. 

룰라 차기 정부는 기후 위기 대응의 첫 걸음으로, 마리나 실바 환경부 전 장관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대표단으로 파견할 예정이다.

룰라는 “기후 위기에 대한 브라질의 새 글로벌 리더십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수석 정책 고문은 “룰라도 브라질 주지사의 요청으로 대표단에 합류할 수 있다”고 COP27 참석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바는 “브라질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기후 위기로 인한 영구적 손실과 피해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선진국이 개도국에 자금 지원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 자금 지원은 아마존 보호를 위한 전제조건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스펜 바스 아이드 노르웨이 기후·환경 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약 5억7300만달러로 아마존 보존 기금의 재개를 위한 논의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정부는 2019년 ‘아마존 펀드’를 중단한 바 있다. 

또한 룰라 차기 정부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아마존 살리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바는 “기후 관련 배출량 감축을 위한 국가 목표 확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가축과 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줄이기 위한 목표를 세울 것”이며 “2023년 상반기 아마존과 선진국이 숲 보존과 관련해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ESG 투자자들도 룰라의 승리를 환영했다. 북유럽 은행 노르디아의 노르디아 에셋은 2019년 제정된 브라질 국채 추가 매입 금지의 해제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노르디아 에셋 투자 책임자는 “브라질 채권 보유에 대한 격리의 해제는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지령이 발효됐을 당시 관리 자산이 약 2340억달러인 노르디아 에셋은 브라질 국채의 약 9924만달러를 보유 중이었다.  

브라질 주식과 부채에 투자한 네덜란드 로베코 그룹 측도 지속 가능성 등에 대한 룰라의 의견을 바탕으로 “현재 브라질 투자에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 운동가들 역시 아마존 관련 룰라 공약을 응원했다. 기후 관측소 로비 그룹의 책임자는 "악몽은 거의 끝났다. 파괴된 것을 재건하는 것은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몇몇 환경운동가들은 룰라 차기 정부의 정책 진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바는 지구온난화 대처를 위해 모든 부처와 기관을 감독할 기후 당국 출범 목표를 발표했지만 의회에는 보우소나루의 지지 의원들이 과반 넘게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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