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제공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중국의 봉쇄정책이 이어지면서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3분기 일제히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됐고 손실 폭은 더욱 큰 상태다. 또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중국 토종 브랜드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에 밀리면서 K뷰티의 위상은 흔들리는 모습이다.

2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분기 영업이익은 3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6.2% 감소. 연간 누적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보다 45.4% 줄어든 193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 사업은 면세 채널이 부진하면서 같은 기간 매출이 18.6% 떨어졌고, 해외 사업 매출도 중국의 소비 둔화로 12.8% 감소했다.

LG생활건강도 연결 기준 44.5% 감소한 19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870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8.6% 쪼그라든 676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3분기는 화장품 비수기인데 중국 시장에서 간헐적 봉쇄가 이어지며 소비가 더욱 위축돼 중국과 면세 채널에서 성장이 어려웠다"며 "중국 현지에서는 봉쇄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 영업 정상화가 지연되고 탑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정부 제재 강화로 온라인 매출도 타격을 받았다"고 했다.

두 기업의 부진은 지난해부터 줄곧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봉쇄 정책이 지속되고 내수시장 소비가 침체된 영향이다. 면세사업 역시 타격이 크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34%로 이 가운데 중국이 70%를 차지한다. LG생활건강도 매출의 약 50%가 중국에서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북미와 유럽 등 국가로 눈을 돌려 타개책을 마련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국 내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브랜드 매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북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9월 미국 클린뷰티 브랜드 타타하퍼를 인수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북미 시장에서 전년 대비 2배 가까운 매출 확장을 이뤄냈다. 주요 브랜드인 라네즈가 지난 7월 진행된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 '뷰티&퍼스널 케어' 부문 판매량 1위에 오르는 등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북미 전체 매출이 97% 성장했다.

아세안과 유럽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지속했다. 중국을 제외한 기타 아시아 시장에서는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약 20%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도 북미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2019년 미국 화장품 기업 뉴에이본을 인수했으며 올 4월 미국 화장품 회사 더크렘샵 지분 65%를 인수했다.. 더크렘샵은 미국에서 신제품 출시와 채널 확대를 통해 관심 고객 수(인스타그램 팔로워 46만명)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양 기업은 주요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체질 개선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오휘, CNP 등 차세대 럭셔리 화장품을 육성하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경우 설화수는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설화, 다시 피어나다'와 '윤조에센스 백자 에디션' 출시 등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다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강한 브랜드의 완성을 위해 엔진 상품 육성, 데이터 기반의 고객 대응 강화, 더마(Derma)와 웰니스(Wellness) 등 잠재력 있는 비즈니스의 확장을 시도할 것"이라며 "디지털 대전환과 사업 체질 혁신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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