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실적 부진 가전양판점, 월드컵 앞두고 행사·홍보 축소
업계 "이태원 참사 슬픔…애도 동참해야"
대형TV·김치냉장고 등 시즌 대형가전 수요 증가 예상
롯데하이마트 용산아이파크몰점 TV매장/사진=연합뉴스
롯데하이마트 용산아이파크몰점 TV매장/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던 가전양판점이 대외적인 홍보와 관련 행사를 축소하고 나섰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로 애도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올 하반기 월드컵, 김장, 웨딩 시즌 등으로 실적개선을 기대했지만 이보다 희생자 추모에 집중한다는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양판점이 이달 말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관련 행사를 전면 축소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별도의 마케팅이나 홍보 등을 대폭 줄이고, 기존 할인행사만 조용히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추모에 동참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던 월드컵 대형TV 프로모션 관련 행사와 홍보를 최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국이 시국인지라 조심스럽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슴 아픈 일로 모두가 애도하고 있는 분위기인 만큼 애도기간에는 추가 홍보를 진행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월드컵처럼 대형 국제 스포츠 경기는 가전양판점에게 좋은 기회다. 통상 국제 스포츠 경기 기간동안에는 질 좋은 중계 방송을 보기 위해 대형TV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한, 두달 전부터 대형TV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가전양판점 업계는 이번 월드컵을 실적 반등의 기회로 예상했지만 이태원 참사로 다소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가전양판점은 경기침체와 가전 교체 수요 감소 등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매출 1조7287억원, 영업손실 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1.1%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은 지난해 1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9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가전양판점의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소비심리 위축, 지난해 대비 높은 기저효과, 고마진의 대형가전 판매 부진, 가전 유통 채널 확대 등 원인이 장기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실적 개선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월드컵 시즌 전부터 미리 대형TV 행사를 진행해 왔고, 올해는 외부 단체관람 대신 집에서 조용히 TV로 관람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여기에 김장 시즌과 맞물린 데 따른 김치냉장고 수요 증가, 때 이른 추위로 난방가전 수요도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나라가 큰 슬픔에 휩싸인 만큼 추모에 동참하기 위한 행사 축소 등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연말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다소 차분하게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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