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英 연구진 “민주콩고 이탄지대, 기후 위기 가속화 우려” 결과 내놔
이탄지대, 세계 화석연료 배출량의 3년 분량 매장돼
7월 민주콩고 정부, 이탄지대 포함 석유 매장지 경매 결정
열대우림 석유개발 입찰 공고 기념식 / 사진=연합뉴스 
열대우림 석유개발 입찰 공고 기념식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분지의 이탄지대가 기후 위기로 촉발될 수 있는 거대한 ‘탄소 시한폭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콩고 이탄지대 관련 연구결과를 보도하며 “과학자들은 인간이 만든 지구 온난화가 취약한 시스템을 다시한번 흔들어 기후 위기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열대지방에서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하는 민주콩고의 이탄 지대는 엄청난 양의 탄소를 저장, 전 세계 화석 연료 배출량의 3년에 해당되는 양이다. 특히 지난 7월 민주콩고 정부는 자국 내 석유 등의 매장지들을 경매에 내놨다. 당시 경매 대상지에는 개발 시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 배출 가능성이 있는 이탄지대 등에 위치한 매장지도 포함됐다.

사이먼 루이스 영국 런던 대학교 교수는 “현재 이탄 지대가 수십억톤의 탄소를 대기로 방출할 수 있는 전환점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콩고 분지 중앙에서 가뭄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콩고 민주 공화국 대학의 코넬리에 교수 역시 “연구결과는 과거로부터 가져온 잔인한 경고이다. 이 문제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모인 세계 지도자들에게 중요하다”며 “오염 국가는 탄소 배출량을 빨리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콩고 공화국의 환경부 장관은 “이 거대한 탄소 저장고가 시한폭탄으로 바뀌는 것을 막지 않는다면 이 귀중한 생태계가 영원히 남을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고 이탄지대의 역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이탄지에서 채취한 코어를 사용했다. 이번 연구에서 가뭄으로 지하수면이 떨어지고 이탄이 공기에 노출돼 부패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연구진은 “지구 탄소 순환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준다. 민주콩고 분지의 기후 건조는 토탄에서 대기로 더 많은 탄소를 방출하게 만든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연구진은 초기 건기에 얼마나 많은 탄소가 방출됐고 얼마나 빨리 방출됐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의 주저자이자 프랑스 국립 지속 가능한 개발 연구소의 야닉 가르신 박사는 "가뭄으로 인해 최소 2미터의 토탄이 대량으로 손실됐다. 가뭄은 이탄 지대를 거대한 탄소 공급원으로 바꿔 놨다”고 설명했다.

콩고 관련해 9월에도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만년설 붕괴와 북대서양의 주요 해류를 포함해 현재까지 인류가 초래한 1.1C의 지구 온난화로 5개의 위험지점이 이미 지나갔을 수 있다.

이 연구는 콩고 분지를 잠재적 전환점으로 봤지만 증거가 불충분했다. 9월 연구 분석팀의 일원이자 엑세터 교수 팀 렌턴은 “지금으로서 콩고 이탄 지대와 열대 우림은 기후 시스템에서 잠재적인 변화 요소로 불확실하겠지만 우리 모두가 보존해야 할 중요한 탄소 저장소이자 생태계인 것은 분명하다”며 “토탄을 태우는 것은 훨씬 더 빠른 탄소 배출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간다 기후정의 운동가인 바네사 나카테는 “우리는 기후 재앙의 가장 자리에 서있다. 콩고 분지는 지구가 가지고 있는 저평가되는 자원 중 하나”라며 “거대한 탄소 흡수원이다. 우리는 이탄지대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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