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ESG행복경제연구소, 올해 발간 지속가능보고서 조사·분석
UN SDGs·GRI·TCFD·SASB 등 다양한 국제기준 종합적으로 반영
ESG 경영의 다양한 활동·성과 전달하는 가치창출 스토리 담아야 
미국 '2022 갤럭시어워즈((Galaxy Awards)'에서 대상을 수상한 롯데지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기사 내용과는 관련이 없음) / 롯데지주 제공 
미국 '2022 갤럭시어워즈((Galaxy Awards)'에서 대상을 수상한 '2021 롯데지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기사 내용과는 관련이 없음) / 롯데지주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올해 국내 시총 200대 기업 중 약 70%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ESG경영 활동을 외부에 공개한 것으로 조사됐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에 속한 기업들이 올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해 조사·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기업이 환경·사회·경제와 지배구조 전반에 걸쳐 ESG 경영활동의 정성적 서술과 최근 3년간의 정량적 성과 등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현황에 대한 통계분석 결과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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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말 기준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은 조사대상의 71.5%에 해당하는 143개사(코스피133·코스닥10)로 집계됐다. 코스피·코스닥 기업의 공시율이 각각 83.1%, 25.0%로 코스피 상장사들의 공시참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들어 통상 100여 페이지에서 많게는 2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통계 포털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상장사중 보고서 발행기업은 2020년과 2021년에는 연간 38개, 78개사에 각각 그친 반면, 올해는 2달 남은 시점에서 123개사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 143개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으로 전체 공시율 71.5% 보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공시율)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업종은 자동차부품업(100%)이었다. 이어 △비금융지주·물류업(88.2%) △은행·증권·카드업(87.5%) 등이 돋보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기업이 많이 속해있는 △엔터테인먼트(50%) △제약·바이오업(45.5%) 등의 공시율은 50%이하로 조사돼 정보공개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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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ESG 정보공시 표준화 및 의무화 앞두고 자율공시 확대되는 분위기    

최근 글로벌 ESG관련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이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공시가 자산규모에 따라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한국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된 가운데, 57개사(39.9%)는 회사의 홈페이지만을 통해 공시하고 있었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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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국제회계기준)재단의 산하위원회인 ISSB는 ESG 경영정보공시를 재무제표에 포함된 사업보고서의 일부로 보고 동시보고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공시시기의 지연에 따른 정보왜곡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행 국내기업들의 재무제표 보고처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기한이 매년 3월로 의무화될 경우 기업들에겐 부담이나 규제로 다가와 현실적인 당면과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재 기업의 보고 및 공시대상인 사업보고서(재무제표 포함)는 3월말,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5월말로 제출기한이 의무화돼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보고서 공표 시기는 연중 분산돼 주로 매년 5월부터 7월에 공시가 집중되고 있으며, 8월 이후에도 22.4%에 해당하는 32개 기업의 공시가 이어지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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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 SDGs·GRI·TCFD, SASB 등 다양한 국제기준 종합적으로 반영  

지금까지 ESG 공시는 '하면 좋고, 안하면 그만'인 기업의 자율영역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글로벌 ESG 정보공시의 표준화와 의무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정이 달라졌다. ESG 공시가 규제영역으로 확장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따라서 국내기업들도 기업가치의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정보공시 역량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ESG 경영의 글로벌 흐름에 잘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기업들은 지난 1년간의 ESG 경영활동과 성과를 글로벌 ESG 정보공개 프레임인 UN SDGs·GRI·SASB·TCFD 등을 선택한 다양한 기준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 중 정보공개 글로벌 기준인 UN SDGs·GRI·SASB·TCFD 중 4개 모두를 채택한 기업 수는 71개사, 3개 활용은 34개사, 2개 활용은 20개사, 1개 이하 활용은 18개사(미채택 6개사 포함)로 조사됐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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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SG정보공개기준 활용도는 GRI 95.1%·SASB 74.8%·UN SDGs 69.2%·TCFD 67.1%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업종별 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진행과정에 있는 ESG 공시의 글로벌 표준이 제도화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멀지 않아 다가올 이슈임은 분명하다. 글로벌 표준화가 기존 공시기준을 토대(빌딩블록 접근법)로 추진되는 만큼, 기업들은 현행 공시기준들에서 공통점을 찾아 보다 적극적인 수준에서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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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기업들이 ESG 경영활동을 내재화 할 목적으로 시총 200대 기업 중 140개사가 이사회내 ESG 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ESG 위원회가 회사의 지속가능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방향성을 점검하고, 사업 및 주요과제의 성과와 문제점을 관리·감독하는 실질적인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ESG행복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아직은 ESG위원회의 실질적 기능이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원회에 상정되는 대부분의 안건이 의결·심의보다는 보고사항 중심의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부터 개정 시행된 자본시장법으로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하지 못하한다. 때문에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현재 국내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개 기업이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임원의 확대는 ESG 가운데 거버넌스(G)의 다양성과 창의성, 그리고 건강함의 일환이다. 이는 기업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한편, 기업의 온실가스배출 감축이 공급망 차원에서 강조됨에 따라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업체의 50%에 이르는 70개 기업이 스코프3 배출량을 산출해 공시하고 있다. 스코프3는 기업의 가치사슬 전체에 걸쳐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일부 기업의 경우 스코프3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70~80%를 차지해 환경공시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중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만 스코프3 배출량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EU의 공급망 실사지침과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발표는 공급망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스코프3까지 측정해서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때문에 협력사와의 공동대응과 동반성장이 필수적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따라서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된 국내기업들은 스코프3 공시요구에 서둘러 대비해야 할 상황이다. 공급망 실사란 대기업이 공급망에 포함된 모든 협력사에 ESG 관련위험을 조사 및 시정토록 하고 이를 공시하는 제도다. 

각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를 통해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담고 있었다. 보고서를 발간한 143개 기업 중 136개사(95.1%)가 중대성 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가운데 21개사는 선도적으로 이중 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이슈 풀을 구성하고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 측정결과를 종합한 이슈의 우선순위 결정을 매우 중요하게 다뤘다.  

이 가운데 중요성평가는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해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을 통한 검증절차를 밝고 있었다. 137개사(95.8%)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기준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했는지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또한 84개사(58.7%)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 산정됐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 

◆ ESG 경영의 다양한 활동과 성과를 전달하는 가치창출 스토리 담아야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구조화된 ESG 경영체계 및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백캐스팅(Backcasting) 발상으로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의 수립을 통해 이행한 단기적 성과에 대한 여러 지표를 성실히 담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경영의 산출적 차원의 사회적 책무성 에 머물러, 다양한 투입자본의 사회적 영향(Impact)에 대한 측정과 설명은 취약해 보인다.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재무정보에 대칭되는 비재무정보만을 설명하는 한 가지 개념으로 단순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보고서에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목표가 전략, 사업모델, 지배구조 등에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포괄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며 "투명하고 일관된 장기적인 기업가치 창출의 스토리와 메시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런 차원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은 기업경영의 중대한 프로젝트이자 핵심 인프라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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