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일, 오봉역서 열차 연결‧분리작업 중 근로자 사망
6일, 승객 279명 탄 무궁화호 철도탈선…34명 경상
나희승 코레일 사장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입건
원희룡 “코레일,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바꿔야” 질책
 7일 오전 탈선된 열차를 철로에 올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코레인 복구반원. / 연합뉴스 
 7일 오전 탈선된 열차를 철로에 올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코레인 복구반원.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수연 기자] 오봉역에서 근로 중이던 노동자가 후진하는 열차에 치여 숨진 사고에 이어 영등포역서 무궁화호 탈선사고까지 잇따라 발생하면서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 코레일, 올해만 4번째 중대재해

지난 5일 8시 20분께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서 화물열차의 연결‧분리 작업 중이던 코레일 소속 직원 1명이 사고로 숨졌다. 고용부는 객차와 레일 사이에 끼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여부를 조사 중인 가운데 나희승 코레일 사장을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공공기관장 중에서는 처음으로 입건된 사례다. 해당 법에 따르면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코레일의 중대재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후 4번째 사망사고로 앞서 3월 14일에는 대전의 열차 검수고에서 객차 하부와 레일 사이 끼임 추정 사고로 근로자가 숨진 바 있다. 또 7월 13일에는 중랑역 승강장 측면에서 배수로 점검 작업을 하던 직원 1명이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으며 9월 30일 정발산역에서는 스크린도어 부품 교체 작업 중이던 직원 1명이 열차에 부딪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은 코레일 등 철도 기관 대표들을 불러 철도안전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안전관리 당부를 한 바 있다. 해당 회의에서 원 장관은 철도 충돌‧탈선사고 방지와 중대재해 관련 안전설비 보강 등을 논의했다.

원 장관은 당시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중대재해예방협의회 등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며 “이 같은 사고가 이어지지 않도록 안전설비를 보강하고 이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과 이틀 후 또 중대재해가 발생한 것이다.

코레일 측은 해당 사고와 관련해 “현재 고용노동부와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서 조사받고 있다”며 “장례 등 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 열차탈선 사고에 34명 경상

중대재해가 발생한 바로 다음 날인 6일 저녁 8시52분께에는 승객 279명이 탄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해 34명이 경상을 입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해당 열차는 이날 오후 8시15분 용산역을 출발해 전북 익산역으로 향하던 경부선 하행 무궁화호로 영등포 진입 도중 궤도를 벗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탈선 이유는 조사 중에 있다.

영등포 소방서에 따르면 부상 입은 승객 대부분의 부상 정도는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고로 인해 서울 지하철 1호선 양방향이 약 40분간 멈춰서고 일부 KTX 운행이 30분 이상 지연됐다. 사고 여파는 7일까지 이어졌다. 첫차부터 오전 9시 이전 출발 예정이던 열차까지 KTX 15편과 일반열차 10편의 운행이 중단됐다. 또 구로에서 동인천까지 1호선 경인선급행열차 구간의 일부 운행이 멈췄으며 광명역서 영등포역 셔틀전동 열차도 전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코레일 관계자에 따르면 코레일은 7일 오후 1시 정상운행을 목표로 복구작업을 펼쳤으나 지연되고 있어 오후 4시 이후로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선 160여명의 직원이 복구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 코레일 탈선 사고 올해만 11건…이용객 불안감 높아져

이번 철도탈선 사고 또한 지난 3일 국토부 비상대책회의서 우려했던 내용이다. 원 장관은 “올 1월과 7월 경북 고속철도 차륜 파손사고와 폭염으로 발생한 대전조차장역 고속철도 이탈사고 대해 국민들의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철도 역사의 밀집도 증가 운행선 인근에서의 폭우, 지진, 한파, 폭설과 같은 계절적 요인 등 각종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사고 위험에 대한 사전 차단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언급한 바 있다.

코레일 탈선 사고는 총 11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열차 탈선사고 현황’에 따르면 9월 기준 한 해 동안 총 10건의 탈선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를 포함하면 총 11건이 일어난 것이다.

지난 2년 간 탈선사고의 원인을 꼽아보면 선로전환기 관련이 6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로확인 불량이 5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 1월 발생한 대형 탈선사고인 경부선 KTX 사고와 7월 발생한 경부선 SRT 탈선사고는 고속철도의 연쇄지연을 발생시켰다. 일각에서는 빈번한 탈선사고가 예측가능성이 높은 교통수단으로서 철도가 갖는 장점이 퇴색시키고 이용객의 불안감만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 의원은 “탈선사고는 발생 빈도는 낮아도 언제든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예방 및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국토위 국정감사서도 코레일의 안전관리 미흡에 대한 질책이 이어진 바 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철도시설 분야에서 5년간 7454건의 하자가 발생했고 이 중 54%만을 보수 완료했다”며 “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이 하자에 둔감해 안전불감증을 띠고 있다”고 질타했다.

잇따라 발생한 코레일의 중대산업재해와 안전사고에 대해 7일 원 장관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코레일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승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최대한 모든 장비를 동원해 사고 복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작업자 안전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국토부는 철도안전정책관, 철도안전감독관, 철도경찰과 사고조사반을 현장에 투입해 철도재난상황반을 구성했다.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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