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WMO, 2022년 지구 기후 잠정 현황보고서 공개 
스위스 빙하 3분의 1 감소...메탄농도 최고치 
WMO 사무총장 “기후 위기의 책임 덜한 사람, 고통 받는 경우 많아”
사진 =WMO '2022년 지구 기후 잠정 현황 보고서'
사진 =WMO '2022년 지구 기후 잠정 현황 보고서'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지난 8년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기간이었다. 극심한 폭염과 가뭄, 엄청난 홍수가 올해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올해 기후 위기는 더욱 극적(dramatic)이다.”

6일(현지시간) 유엔 세계기상기구(WMO)가 공개한 ‘2022년 지구 기후 잠정 현황 보고서’는 올 한해를 이같이 평가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 지구는 기후 혼란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드는 전환점에 서있다”고 경고한 바가 있다.

2022년의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보다 약 1.15°C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따듯한 해’라는 기록은 매년 갈아치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WMO는 평가했다.

이는 온난화 속도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지난 20년 간 온난화 속도가 가장 가파른 해였다. 온실 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메탄, 아산화질소의 농도는 다시한번 기록을 경신했고 메탄 농도의 연간 증가량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요 모니터링 스테이션의 데이터에 따르면 온실가스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해수면 상승 속도는 1993년 이후 두 배 증가했고 2020년 1월 이후 10mm가량 상승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유럽 알프스 빙하의 손실 역시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평균 두께 손실은 3~4m로, 이전 2003년보다 높은 수치다. 빙하 얼음은 전체의 6%가 손실됐다. 

특히 스위스 빙하 얼음 부피는 77km³에서 49km³로 감소해, 전체 3분의 1이상의 빙하가 녹아 사라졌다. 해발 3200m 높이의 그린란드는 지난 9월 처음으로 눈이 아닌 비가 내렸다. 

WMO 사무총장인 페테리 탈라스 교수는 ”빙하가 녹는 것은 수백 년 동안 계속될 것이며 물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해수면 상승 속도는 100년에 0.5~1m씩 더하게 된다면 수백만 명의 해안 거주자와 저지대 지역에는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남극 조사(British Antarctic Survey)의 마이크 메러디스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빙하의 손실은 사람,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Cop27 글로벌 리더들이 이 문제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뭄과 홍수 등 세계는 올 한해 기후 위기에 제대로 직면했다. 동아프리카는 지속되는 가뭄과 복합적인 요인으로 2022년 6월 기준 최소 1840만명이 식량 위기를 맞았다. 반면 파키스탄은 기록적인 폭우로 최소 1700명 사망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유럽과 중국은 이례적으로 무더운 여름을 보냈다. 중국의 여름은 계속되는 폭염과 역사상 두 번째로 건조했다. 유럽은 극심한 더위가 반복됐고 영국의 기온은 처음으로 40°C를 넘어섰다. 여기에 가뭄과 산불이 동반되는 등 기후 위기를 몸소 겪었다. 

이에 탈라스 교수는 “파키스탄의 끔찍한 홍수와 아프리카의 뿔(아프라카의 북동부 10개국)의 치명적인 가뭄에서 보았듯이 기후 위기의 책임이 덜한 사람들이 고통 받는 경우가 많다”며 “유럽과 중국 등 기후 위기를 대비 해놓은 사회도 극한 상황에 황폐화됐다”고 강조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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