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7일 2차 접수 시작한 안심전환대출, 한산한 분위기
금융당국‧국민의힘, 내년 1월부터 주택 가격 9억원‧공급 규모 50조원 확대 논의
기준이 대폭 완화된 안심전환대출 접수가 7일 시작됐다. 사진은 7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중부지사에 붙은 안심전환대출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기준이 대폭 완화된 안심전환대출 접수가 7일 시작됐다. 사진은 7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중부지사에 붙은 안심전환대출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최용재 기자] 고금리 시대 서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이 완화된 기준을 장착하고 지난 7일 2차 접수를 시작했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분할 상환으로 대환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을 비롯해 6대 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기업은행)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미국발 고강도 긴축 여파로 국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내 연 8%를 넘어 9%대까지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안심전환대출이 효율적인 방안으로 거론됐으나 아직까지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번 2차 접수는 1차 접수의 흥행 참패를 만회하고자 큰 변화를 시도했다. 1차 접수는 주택가격 기준 4억원‧부부 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대출한도 최대 2억 5000만원 등의 기준이 적용됐다. 지난달 전국 주택 평균 가격이 4억 8745억원, 아파트가 평균 5억 4693억원이었다. 

지난 9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된 1차 접수에서는 총 3만 9026건, 접수액 3조 989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안심전환대출 예산 규모 25조원의 16%에 그치는 수준이다. 2015년 1차 안심전환대출 당시 20조원이 출시 나흘 만에 모두 소진됐고, 2019년 2차에는 2주 동안 70조 이상이 몰리는 대란이 일어난 것과 비교하면 너무 초라한 성적이다. 

이에 3차 안심전환대출 문턱이 너무 높다는 비판이 있었다. 정치권 역시 지난달 끝난 국정감사에서 안심전환대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보완을 촉구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안심전환대출 조건을 완화해 추가 접수를 진행한다. 자격조건은 주택가격 6억원 이하‧부부 합산소득 1억원 이하‧대출한도 3억 6000만원이다. 금리는 기존 그대로 연 3.8%(10년)∼4.0%(30년)이다. 

7일 오전 9시부터 주금공과 6개 시중은행이 안심전환대출 2단계 신청을 시작했다. 7일부터 오는 18일까지는 주민등록상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5부제가 실시된다. 오는 21일부터 연말까지는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신청을 받는다. 단 신청물량이 공급목표 25조원을 넘는 경우 조기 마감된다.

2차 접수를 이제 막 시작해 아직 흥행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5부제 신청 기간이 지난 후에야 수요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대체적인 분위기는 1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첫날 은행의 풍경 역시 한산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흥행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2차 접수 첫날 뜨거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완화된 조건으로 다시 시작한 상황이지만 고객이 몰리거나 문의가 많은 건 아니었다”며 “기준을 더 완화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분위기는 뜨겁지 않았다. 8일 주금공은 7일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 첫날 총 1864건이 접수됐다고 8일 발표했다. 주금공으로 632건, 6대 은행으로 1232건이 접수됐다. 신청액은 총 3208억원이다. 주금공이 1348억원, 6대 은행이 1860억원으로 집계됐다. 누적 대출 신청액은 4조 3105억원(4만 890건)으로 안심전환대출 공급 규모의 약 17.2% 수준이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2차 접수 역시 흥행에 실패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여전히 신청 대상자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6억원 이하 조건에 부합하는 차주를 찾기 힘든 실정이다. 지난달 서울 주택 평균 가격은 9억 2694만원, 수도권 전체 주택 평균 가격은 6억 5770만원이다. 

또 금리가 변하지 않은 것 역시 오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게 아닌데 4%대 금리를 30년 동안 내야하는 부분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2015년 1차는 2.53%~2.65%, 2019년 2차는 1.95%~2.20%로 2%대의 금리가 적용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에 정치권이 추가 보완책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국민의힘은 지난 6일 ‘민생금융점검 당정협회의’를 열고 내년 1월부터 안심전환대출 주택 가격 기준을 9억원까지 확대하고, 신청자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총 공급 규모를 50조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국민의힘은 8일 안심전환대출의 대출 한도를 최대 5억원으로 늘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고금리 시대에 국민들께서 겪게 될 많은 이자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 내년 초에는 9억원까지 확대할 것을 (정부에) 긴급하게 검토를 요청했다”며 “현재 자원이 25조원 준비돼 있는데 50조원까지 넓히겠다고 (정부 측에) 얘기했다”고 밝혔다. 

최용재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