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도심 구간 75% EV 모드 주행 가능
효율적인 동력 성능과 디자인 매력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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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정우 기자]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내수·수출 효자 모델은 ‘XM3’다. 콤팩트한 차체에 쿠페형의 매끄러운 루프라인으로 눈길을 끄는 실용성과 스타일을 겸비한 모델이다. 최근 전동화 추세에 맞춰 르노코리아가 선보인 ‘XM3 T-TECH 하이브리드’는 이 같은 매력에 르노 고유의 효율 지향적 성격의 파워트레인이 더해졌다.

XM3 T-TECH 하이브리드를 소개하면서 르노코리아는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하이브리드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전기차(EV) 주행 모드로 일상적 도심(50km/h 이하 구간) 주행의 최대 75%를 EV 모드로 커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파워트레인에는 르노그룹 F1 레이싱 머신의 하이브리드 기술 노하우를 접목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최적화된 1.6리터 엔진은 85마력, 13.9kg.m의 토크를 발휘하며 36kW의 구동 전기모터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15kW 고전압 시동모터가 결합됐다. 출력 수치는 레이싱과 거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낮지만 동력 효율을 추구하는 기술면에서 접점을 갖는다. 

여기에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가 결합돼 동력을 전달한다. 전자식 변속기 e-시프터라는 점이 특징이다. 4개의 축으로 엔진과 2개의 모터를 상황에 따라 바퀴와 연결해 구동·변속·충전을 하는 시스템이다. F1 기술 적용으로 변속 시 전·후단 속도를 맞춰 매끄러운 변속이 가능하며 기어박스 자체도 무게 50kg 이내의 작은 크기로 구성됐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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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기반으로 XM3 T-TECH 하이브리드는 주행 시작 시 상시 모터를 사용한 EV 모드로 움직여 전기차와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50km/h 이하 속도에서 동력은 EV 모드가 담당하며 B 모드를 설정해 제동력으로 전력을 충전하는 회생제동 기능을 극대화 하면 에너지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풋브레이크 사용을 줄인 원페달 드라이빙 감성도 느끼게 한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7.0km(18인치 휠 기준)로 실제 주행에서도 어지간해서는 이보다 내려가지 않는다.

부드러운 전기모터의 주행감은 보다 속도를 높이면 엔진 동력이 더해지며 살짝 거칠게 변한다. 출력은 변속을 느끼기조차 어려운 e-시프터의 매끄러운 동력 전달과 어우러져 중속 영역까지 부드럽고 탄력적인 가속 성능을 제공한다. 수치상 출력을 감안하면 가뿐하게 속도계를 올리는 가속력이 놀라울 정도다. 1440kg의 가벼운 공차중량과 215mm 폭의 얇은 타이어 덕분이기도 하다.

다만 출력이 낮은 만큼 급격한 가속에는 따라주지 못한다. 엔진 회전수는 급격히 올라가지만 가속력은 커지지 않는 토크의 한계가 느껴진다. 엔진도, 전기모터도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압도하지 않고 실용적 영역 안에서 각자 주어진 역할만을 조용히 수행하는 조화를 이룬다. 

차체 무게가 가벼운 만큼 제동력은 무난하며 선회 능력도 높은 지상고에 비해 준수하다. 얇은 타이어까지 더해져 강력한 성능보다는 하중이동과 타이어 한계치를 느끼며 경쾌한 몸놀림의 재미를 즐기게 하는 쪽이다.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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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경쾌한 거동을 제어하기 딱 적당한 수준으로 세팅됐다. 차체를 단단하게 잡는 스포츠성이나 고급스러운 승차감과는 거리가 멀지만 적당히 쫀득하게 노면을 물고 달릴 수 있고 방지턱이나 제법 큰 요철에서 불쾌한 충격을 걸러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주행 성능을 종합하면 르노그룹의 오랜 노하우로 다양한 주행 환경을 주파할 수 있는 섀시에 실용성이 극대화된 파워트레인이 얹어졌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항상 엔진 최고출력보다는 회전질감과 변속 효율에 집중하며 실속을 챙겨온 브랜드의 성격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또한 엔진과 모터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압도하지 않고 딱 필요한 만큼의 역할까지 해내는 부분도 유럽 시장에서 가장 일상 친화적이고 대중적인 완성차 브랜드 중 하나인 르노의 이미지와 부합한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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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XM3의 역동적이고 튀는 디자인을 이어받은 만큼 매력적이다. 동 가격대에서 비슷한 이미지의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운 부분도 장점이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구분되는 F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를 달았고 전·후면에 건메탈 그레이 스키드와 사이드 가니쉬, 듀얼 디퓨저 형상 리어 크롬 가니시를 기본 장착해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여기에 눈에 확 들어오는 일렉트릭 오렌지와 웨이브 블루 전용 색상도 추가했다. 후면 범퍼에 하이브리드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머플러 모양 장식을 만든 부분은 어색하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은 매력적이다.

실내는 가격대에 맞게 특별히 호화로운 장식이나 고급 내장재를 찾아보기 어렵다. 스포티한 패턴이 적용된 대시보드 트림과 9.3인치 디스플레이, 적당히 편안한 시트와 스티어링휠 등이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무선 연결이 가능한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차량 내 결제 기능 인카페이먼트, 안전지원 콜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했다. 

이제 필수적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ADAS(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충실하게 갖췄다. 인스파이어 트림을 선택하면 고속화 도로 및 정체구간 주행보조(HTA) 등 기능이 추가되며 차량 실내 공기질 유지 기능에도 신경을 썼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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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좌석과 뒷좌석은 외관에서 보이는 만큼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떨어지는 루프라인 때문에 뒷좌석 헤드룸이 약간 답답하지만 크게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테일게이트를 열면 487리터의 트렁크 공간이 나온다. 낮은 루프라인 때문에 부피가 큰 화물 적재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구매 가격은 △RE 3094만원, △인스파이어 3308만원, △인스파이어(e-시프터) 3337만원이다. 국내 KNCAP 1등급과 유로 NCAP(유럽 자동차 안전도 평가)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한 안전성까지 고려하면 부담스럽지 않은 주행감각과 경제성, 디자인 차별성을 추구하는 실용적 소비자층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어 보인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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