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S서 홈런포 두 방... 최고령 KS MVP로 우뚝
KS 판도 바꾼 5차전 스리런... 큰 임팩트
김강민 "조연 욕심 없다. 후배들 옆에서 농담하는 동네 형이 되고 싶다"
김강민이 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MVP상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김강민이 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MVP상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인천=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저는 조연만 하고 싶다. 정말 묻어가고 싶다. 후배 옆에서 농담하는 동네 형이 되고 싶다."

8일 가을야구가 막을 내렸다. 승자는 SSG 랜더스였다.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4승제) 6차전에서 4-3으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2022 KS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KS의 주인공은 김강민(40)이었다. 김강민은 기자단 투표 총 77표 중 42표(54.5%)를 얻어 KS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시리즈에서 김강민이 낸 성적은 8타수 3안타였다. 기록만 놓고 봤을 때 KS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발휘한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임팩트는 대단했다. 대타 홈런이 2개였고, 5타점을 터트렸다.

김강민은 1일 KS 1차전(6-7 패)에서 5-6으로 끌려가던 9회말 대타로 나와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이날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40세 1개월 19일) 기록을 세웠다. 시리즈를 뒤흔든 것은 7일 열린 5차전(5-4 승)에서 활약이었다. 2-4로 뒤진 9회말 무사 1, 3루에서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KBO리그 역사상 첫 KS 대타 끝내기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팀에 극적인 승리를 안겼다.

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SSG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김강민이 9회말 동점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SSG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김강민이 9회말 동점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김강민의 5차전 역전 스리런은 이번 KS의 판도를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강민의 9회말 아치에 힘입어 2승 2패로 팽팽했던 시리즈전적이 SSG 쪽으로 기울었다. 이후 SSG는 기세를 몰아 6차전 승리까지 거머쥐며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일궈냈다.

활약에 힘입어 김강민은 만 40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KS MVP를 수상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앞서 지난해 KT 위즈의 KS 우승을 이끌었던 박경수(38)가 만 37세의 나이에 MVP를 받은 기록을 훌쩍 갈아치웠다.

최고령 KS MVP를 거머쥔 김강민은 경기 후 "썩 좋은 것 같진 않은데 기분 좋다. '내가 MVP라니'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번 KS에서) 유독 최고령이라는 타이틀을 많이 단 것 같다. 행복하고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강민은 자신의 MVP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 오직 우승만을 바라봤다. 그는 "KS MVP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저는 안타 3개 쳤다. 누가 예상을 하겠나. 5차전 홈런은 제가 봐도 드라마틱하긴 했다. 그러나 시리즈를 끝낸 홈런이 아니어서 받을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라며 "최정(35)은 2008년에 MVP를 받은 경험이 있다. 무조건 '이번 6차전에서 잘하고 나서 MVP를 받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제가 받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 못 했고, 우승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강민(가운데)이 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MVP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김강민(가운데)이 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MVP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KS의 주연이 아니었다. 그러나 명품 조연이었다. 김강민은 "제가 KS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후반 조커, 대타였다"라며 "저는 제가 맡은 바를 충실히 하려고 했다. 그걸 완벽하게 수행한 것 같아서 정말 만족한다"고 미소 지었다.

1982년생 동갑내기 선수 중에는 그라운드를 떠난 이들도 많다. 그러나 김강민의 현역 생활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일단 내년에는 유니폼을 입고 뛸 것 같다. 제 몸이 허락하는 데까지는 하려고 한다. 큰 목표는 없었다. 후배들과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만 생각해도 좋았다"라며 "이렇게 후배들과 뛰면서 우승이라는 목표가 생겼고, 그것을 이뤄냈다. 우승은 하면 또 하고 싶다. 제가 보탬이 되는 부분이 있으면 노력을 많이 할 것이다. 몸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도 후배들과 뛰고자 한다"고 말했다.

KS MVP까지 거머쥔 김강민이지만 여전히 주연에 대한 욕심은 없다. 그는 그저 묵묵히 뒤에서 후배들을 돕는 조연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김강민은 "저는 정말 조연 역할만 하고 싶다. 1차전이 끝난 뒤 후배들의 타격 페이스가 너무 좋다고 느꼈다. 저에게까지 기회가 안 올 줄 알았다. 후배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해줬다"라며 "저는 정말 묻어가고 싶다. 후배들 옆에서 농담하는 동네 형이 되고 싶다"고 해맑게 웃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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