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5.℃ 한계치 초과 내연차 예상 판매량 분석’ 기자간담회 열려
토요타, 내연차 판매량·1.5°C 한계치 초과치 모두 높아
‘심각’ 현대차·기아-폭스바겐, 1.5℃ 한계치 2배 웃돌아
“기업의 내연차 중단 선언 촉구 요구”
‘15.℃ 한계치 초과 내연차 예상 판매량 분석’ 보고서
‘15.℃ 한계치 초과 내연차 예상 판매량 분석’ 보고서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가 지구 온난화 1.5℃ 한계치인 4억대를 넘어서는 7억대의 내연차를 판매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토요타와 현대차·기아, 폭스바겐은 자사의 1.5°C 한계치의 2배 상회하는 내연차를 판매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글로벌 4개 자동차회사의 ‘15.℃ 한계치 초과 내연차 예상 판매량 분석’ 보고서 공개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최근 진행했다. 기자간담회에는 보고서 주 저자인 스벤 테스케 교수와 벤자민 스테판 독일 그린피스 캠페이너가 참석했다.

그린피스와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교 지속가능한미래연구소가 공개한 보고서는 2022~2040년까지 판매될 내연차 예상 수량과 파리기후협정의 1.5°C 목표 내 판매가능 대수를 비교 분석했다. 토요타와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제너럴모터스(GM) 4개 자동차 회사를 대상으로 했고 상용차는 제외됐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1.5°C한계치를 67% 이상의 확률로 달성하기 위해 4000억톤의 탄소배출량을 넘지 않아야 한다. 수송부문의 탄소 배출 한계치는 529억톤으로, 이를 내연차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총 3억1500만대다. 이 수치를 넘긴다면 1.5°C 목표를 지킬 수 없게 된다. 

연구진이 글로벌 4사 자동차 기업들의 내연차 판매 계획과 EU의 2035년 내연차 판매금지 일정 등으로 계산한 결과 2040년까지 내연차 예상 판매량은 약 7억1200만대다. 1.5°C 한계치의 2.5배로, 4억대 초과한 수치다. 

테스케 교수는 "2030년 탄소예산이 소진되기 전까지 휘발유차는 3억20만대 판매 가능하다. 경유차는 한계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1240만대 판매 가능하다. 현재 판매 수치를 보면 2년 남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연차 판매가 2050년까지 중단되더라도 탄소배출량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남아있는 내연차 사용 기간을 고려한다면 20기가톤의 탄소배출이 계속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내연차의 빠른 판매 중단이 요구되지만 조사대상 4개 자동차사의 전기차 전환율은 2030년까지 평균 52%에 그칠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4사 중 GM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토요타에게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토요타의 경우, 내연차 판매량과 1.5°C 한계치 초과치가 가장 높았고 4사 중 유일하게 전기차 전환에 대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한계치를 지키기 위한 내연차 물량은 3천900만대지만 약 1억200만대의 내연차를 판매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계치의 2.6배에 달한다.

이에 스테판 박사는 “전기차 전환의 후발주자”라며 “전기차 모델도 1종만 존재하고 하이브리드에만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시판 중인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가 시판 중인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기아는 “토요타보다 시작은 나았다”는 평을 받았으나 ‘심각’한 수준으로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한국과 미국,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2040년까지 내연차 판매 중지 계획을 세웠다. 

다만 1.5°C 한계치의 2.4배에 달하는 6600만대의 내연차를 판매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기아에 한계치를 만족하기 위한 내연차 잔여 판매량은 2700만대다.

이에 스테판 박사는 “전기차 시장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모델도 다양하다. 다만 1.5℃ 한계치 맞추기 위한 속도는 느리다”고 분석했다. 

특히 10대 기업의 기후위기 항목 점수 평가 보고서에서 현대차·기아의 순위는 지난해 4위에서 5위로 하락했다. 주요원인은 늘어난 SUV 판매량이라 분석했다.

최은서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현대차·기아의 판매 절반가량이 SUV다. SUV는 더 많은 철강, 에너지를 사용해 환경적으로 아쉬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 역시 내연차 예상 판매량은 8000만 대를 기록해 1.5°C한계치 대비 2.1배로, ‘심각’한 수준이다. 전기차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전기차 전환계획이 더딘 점을 문제로 꼽았다.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GM에 대해 스테판 박사는 “2035년까지 내연차의 단계적 퇴출 약속을 한 유일한 제조사“라며 ”다만 1.5℃ 한계치 달성 위해선 느린 수치“라고 분석했다. 제너럴모터스의 내연차 예상 판매량이 3600만대로 1.5°C 한계치의 1.6배였다. 

스테판 박사는 기존 제조사들에게 1.5℃ 한계치를 지키고 회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빠른 전기차 전환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테슬라의 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상위 10-12위 제조사들보다 주가 평가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회사들은 내연차 개발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이 비용을 상쇄시키기 위해 수백만대의 내연차 판매가 필요하다”며 “이는 잠재적으로 회사의 리스크와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헀다. 

기업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대응 자세도 중요하다고 봤다. 스테판 박사는 “정치적 관점에서 정부는 내연차 퇴출 법안으로 규제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반대 상황이 이뤄지고 있다. 기업이 정부에 로비로 법안을 늦추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토요타가 대표적이다. 토요타는 유럽에서 로비활동을 활발히 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제조사로 유명하다”고 꼬집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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