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슬기 기자] 편의점 이마트24가 연간 흑자를 코 앞에 두고 있다. 2020년부터 김장욱 대표 체제 아래 '맛 경쟁력'과 이종산업과 협업, 주류 특화 매장 등을 통해 실적 개선에 힘을 쏟은 결과다. 업계 후발주자로 시작해 점유율이나 경쟁력 면에서 다소 뒤쳐졌지만, 차별화된 전략으로 독자적인 역량을 키워냈다.  
 
이마트24는 올해 3분기 매출 5636억원으로 전년대비 8.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억 증가한 57억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 583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누계흑자 96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탈출을 위해 수년간 공을 들인 끝에 첫 연간 흑자 달성에 한 발 다가서게 됐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김장욱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신세계그룹 내에서 'IT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SK텔레콤을 시작으로 SK플래닛에서 오픈소셜사업부장, LBS사업부장 등을 맡아 IT콘텐츠 플랫폼 개발을 이끌었다. 
 

김장욱 이마트24 대표이사. /사진=이마트24 제공
김장욱 이마트24 대표이사. /사진=이마트24 제공

이후 2013년 신세계그룹과 연을 맺고 전략실 기획팀 사업기획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김 대표는 신세계그룹이 외부에서 영입한 비(非) 유통 분야 인사 중 최고 직급이었다. 이후 신세계아이앤씨 대표를 역임하고, 2020년 이마트24 대표를 맡게 됐다. 
 
이마트24의 수장이 된 김 대표의 가장 큰 숙제는 손실을 줄이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2013년 이마트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줄곧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한 그는 슬로건 '딜리셔스 아이디어'를 내걸고 '맛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뿐만 아니라 게임, 페션업계 등 다양한 업태와 이색적인 협업 마케팅과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며 MZ세대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주식 도시락' 등이 대표적인 이색 협업 상품이다. 
 
그 중에서도 와인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와인=이마트24'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선도적으로 와인섹션을 구축해 와인 구매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2019년 3월 편의점 업계 최초로 매장 내 100~200여종의 와인, 위스키 등을 취급하는 주류특화매장을 내놓은 이마트24는 지난 4월 기준으로 3800여 개까지 특화매장 수를 확대했다. 
 
이마트24의 새로운 가맹수수료 방식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24는 지난 3월 본부임차 방식 가맹 계약을 추가했다. 기존 월회비 방식과 달리 가맹점 본부가 이익을 배분하는 계약 방식으로 GS25, 세븐일레븐 등이 해당 계약 모델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가맹점 매출이 늘어야 본사 매출도 늘어나는 구조로, 상대적으로 고정비 부담이 적다. 
 
이처럼 상품과 마케팅 경쟁력 강화는 고객 유인으로 이어지며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두게 됐다. 아울러 우량 가맹점의 지속적인 확대와 투자비 절감, 판관비 개선 등 비용 효율화도 이뤄지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상승하고 있다. 
 
이마트24는 내년에도 상품·마케팅·점포개발 등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최근 선보인 혁신적인 모바일앱을 통해 온·오프라인 고객들이 이마트24를 찾고 머물게 하는 이마트24의 습관화를 이룸으로써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이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