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문경은 KBL 경기본부장 인터뷰
"사소한 부분의 오심 줄이는 게 목표"
"농구인의 방송 출연은 적극 찬성"
문경은 KBL 경기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문경은 KBL 경기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BL센터=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경기본부장이 된 지 2개월이 지났는데 딱 어제 하루 쉬었네요.”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 농구부 소속으로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던 문경은(51) 한국농구연맹(KBL) 경기본부장이 ‘농구 행정가’로서 바쁜 일상을 전했다. 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문경은 경기본부장은 “집에서 오전 6시에 출발해 오전 7시까지 출근한다. 오전 8시 30분에 부장들과 회의하고 9시에는 총재님과 회의를 가진다. 오후 6시에 퇴근인데, 요즘은 시즌 초반이라 각 지역 홈 구장들도 가야 한다. 창원, 전주를 다녀왔고 이번 주엔 울산도 가야 한다”며 “제 시간이 없더라”고 웃었다.

경기본부장은 경기 운영을 책임지는 자리다. 심판진 등 경기 운영과 관련된 구성원들을 조직하고 관리하는 게 주된 업무다. 경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며 동시에 조직 관리자 능력도 필요하다.

◆ 사소한 부분의 오심 줄이는 게 목표

문 본부장은 “바쁘긴 바쁜데 감독 시절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감독이란 자리는 팀이 지거나 연패를 하거나 이기더라도 선수들 간의 문제를 살펴봐야 하는 등 스트레스가 많지만, 지금은 팀들이 경기를 제대로 할 수 있게끔 조성을 해주면 된다”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도, 팬들도, 연맹도 만족하는 ‘좋은 경기’를 추구한다. “총재님께 ‘어제 경기본부 쪽은 별일 없이 잘 끝났습니다’라고 보고할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며 “사건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어 “몸 싸움과 관련된 파울은 심판의 주관이 많이 작용하는 영역이라 못 본 곳도 있고 오심도 있을 수 있지만, 터치아웃 등 그런 사소한 부분에 대한 판정의 정확성은 놓치지 말자는 생각이다. 과거에 비해 코트 위 카메라 개수도 많아졌고, 팬들도 터치아웃 같은 부분은 정확히 알 수 있다. 사소한 부분들의 오심들을 줄여나가면 경기 질도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직 관리에서도 확실한 원칙이 있다. 바로 ‘클린 바스켓’이다. 출신이나 라인 등을 앞세워 사람을 뽑고 곁에 두는 건 문 본부장의 소신과 맞지 않다. 문 본부장은 “(출신이나 라인을 따지지 않으니깐)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류의 연락들도 오지 않게 되더라. 경기본부장이 되면서 심판진에게도 똑같이 했다. 이것도 하나의 팀워크가 필요한 일이다. 구성원들에게 판정의 공정성과 정확성 등만 보자고 주문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경기본부장으로서 경험은 없지만, 클린 바스켓을 추구하는 저의 장점을 살려 방향성 있게 나아가는 본부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경은 KBL 경기본부장이 본지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문경은 KBL 경기본부장이 본지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 농구인의 방송 출연은 적극 찬성

문 본부장은 역대 최고의 3점 슈터로 꼽히는 ‘농구 전설’이자 연맹 소속의 경기본부장으로서 프로농구 인기가 다시 되살아나길 바라고 있다. 그는 “농구대잔치 시절은 물론이고 (상무 소속이던) 프로 원년 때도 경기들을 지켜보면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흥분이 됐다. 그런데 이후 스타가 잘 나오지 않고 있다. 김주성(43)을 얘기하면 주변에선 ‘축구 선수 김주성(56)’을 말하는 경우도 있고, 요즘 김선형(34)과 최준용(28)을 얘기해도 잘 모르는 이들이 더러 있다. 아직까지도 농구하면 허재(57), 이상민(50) 등 옛 스타들을 얘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문 본부장은 “선수들이 예능 프로그램 등 방송에 더 적극적으로 나와야 한다. 농구인들이 방송에서 농구를 더 알려야 한다. 제가 MBC ‘안 싸우면 다행이야’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허웅(29), 허훈(27) 등 형제 선수들이 방송에 자주 출연한 것도 좋은 본보기다”라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 인기까진 못 돌아가도 절반 수준은 되찾아야 하지 않나. 최소한 배구한텐 지지 않고 겨울 스포츠라 하면 농구가 입 밖에 나와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 경쟁력을 높여 팬 층을 더 유입해야 한다. 1990년대 초반엔 아시아에서 1, 2위를 했으나 요즘엔 예선 통과도 어렵다. 농구가 피지컬 싸움인 만큼 세계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건 힘들어도 최소한 아시아에선 잘해야 한다. 야구 한일전과 축구 국가대항전 등이 너무 부럽다. 국가대항전을 많이 개최해서 농구장 관중석에서도 ‘대~한민국’이라는 함성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본부장은 농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연신 드러냈다. “문경은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해 준 게 농구다. 적어도 60세까지는 어떤 방향이든 농구 관련 일을 하고 싶다”며 “지나고 나니깐 농구는 저의 전부였더라”는 강렬한 말을 남긴 채 웃으며 인터뷰 자리를 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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