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봉 SK하이닉스 팀장
                                         조성봉 SK하이닉스 팀장

[한스경제/ 조성봉 SK하이닉스 팀장] 이젠 누구도 기후위기가 사기라고 쉽게 말하지 못한다. 지난 수년간 우리는 기후 변화를 체험하였고 인간의 활동이 멈추었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기억하게 되었다.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지원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흐름에 다소 늦었지만 2030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를 수립하고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숫자를 늘리는 데 집착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생겼지만,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중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10%도 안 된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재생에너지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마저 생겼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를 운용하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다. 국토의 면적이 좁고 산지가 70%에 달하며 일사량은 높지 않아 대규모 태양광 시설을 짓기도 어렵고 효율이 높지도 않다. 풍속도 대부분 평균 5m/s 이하로 경제성을 갖춘 cut-in speed인 7m/s를 넘지 못한다. 

또 다른 탈탄소 전력인 원자력은 어떨까? 원자력은 충분한 전력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안전성 문제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이 어렵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고 정책이나 협의로 풀려는 시도는 한계가 있다. 

답은 결국 과감한 상상과 기술 개발에 있다. 원자력에 위험성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 외에 안전한 원전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했던 빌 게이츠는 수년 전부터 현재의 우라늄 기반 원전보다 더 안전하고 작은 토륨 기반의 SMR(Small Modular Reactor)를 개발하고 있다. 

Cut-in speed가 7m/s가 안 된다면 보다 낮은 Cut-in speed에서도 블레이드가 가동할 수 있는 풍력 발전기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또 일사량이 적은 우리나라에 맞게 보다 열복사 적외선을 사용해서 24시간 발전할 수 있는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흔히들 재생에너지는 그 간헐성으로 인해 기저발전이 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열도 부근을 지나는 구로시오 해류에 발전기를 설치하는 해류 발전으로 24시간 균일한 전력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꼭 환경에서만 그럴까? 사회 문제에서도 기술을 통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인 트리플레닛은 게임을 통해 나무를 심고 반려식물이라는 개념을 통해 녹화에 기여하고 있다.

슈퍼빈은 RVM(Recycle Vending Machine)을 통해 쓰레기가 돈이 되고 분리수거가 놀이가 되게 함으로써 자원 재활용을 높이고 있다. SK하이닉스에서는 GPS 배회감지기를 배포하여 치매노인이나 발달장애인의 실종을 예방하고 있다. 기술과 상상은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외르스테드는 원래 북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개발하는 덴마크의 국영기업이었다. 그러나 2009년 기후변화를 인지하고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으로의 변화를 선언했고, 10년의 각고의 노력과 기술 개발로 전 세계 풍력 시장의 16%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기업이 되었다. 

안 된다고만 하면 답이 없다. 조금 다른 시선이 필요할 뿐. 의지를 다지고 새로운 기술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것이다.   

 

조성봉 팀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