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0월 CPI 예상치 하회, 증시 급등…,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
연준·한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나서나…고금리 상황 고려해야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둔화로 인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도 확대됐다. /연합뉴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둔화로 인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도 확대됐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하회함에 따라 뉴욕증시가 급등하는가 하면, 국내 증시도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CPI가 예상보다 하회함에 따라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속도 조절에 나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늘고 있다. 

미국의 10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가 상승하며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7.9%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제외 근원 CPI는 지난달 대비 0.3%가 상승, 시장이 전망한 0.5%보다 낮았다.

이에 뉴욕증시는 10월 CPI 발표 후 폭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020년 4월과 5월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으며 나스닥지수는 7.35%나 상승하며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도 CPI 발표 후,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3%대 상승을 기록하며 상승 랠리가 이어졌다. 그동안 물가 상승과 통화긴축 기조에 하락장이 지속되던 중, 미국의 CPI 발표에 투자자들이 투자에 나서며 기록적인 상승장이 이어진 것이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에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11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을 80.6%로 보고 있다. 10월 CPI 발표 전엔 0.50%p 인상 가능성을 56.8%로 내다봤지만 CPI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빅스텝을 밟을 확률이 더 높은 쪽으로 기운 것이다. 

10월 CPI 결과 발표 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윌밍턴 트러스트의 루크 틸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5%보다 낮을 경우, 연준이 금리 인상폭을 0.50%p로 줄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최제민 연구원은 "근원 물가 중심의 물가 하방경직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음을 감안하면 근원 물가 하락은 시장과 연준 모두 긍정적인 재료이다"며 "연준은 내달 FOMC에서 0.50%p 인상을 통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에 연준 인사들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은 여전히 공간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가능성은 아예 배체했다.

한국은행(한은)도 이달 24일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연구원은 "한은도 가계부채나 부동산 경기 급랭, 자금 경색 리스크 등을 고려해 이번 금통위에선 빅스텝보다 베이비스텝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 국내시장 상황 등을 고려헤 금통위에서 결정하겠다"며 "가장 중요한 미국 인플레이션 숫자가 또 바뀔지 안 바뀔지 이런 것도 한 달만 봐서는 알 수가 없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연준과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해선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키움증권의 김유미 연구원은 "연준이 12월 FOMC에서 빅스텝과 함께 점도표를 상향 조정하며 최종금리 예상보다 높일 수도 있다"며 "10월 CPI로 위험자산 선호심리 강해지면 기대인플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 역시 염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폭과 무관하게 미국과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당분간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추세를 쫒기보다는 장기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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