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박동원(가운데). /KIA 제공
KIA 타이거즈 박동원(가운데). /KIA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집토끼 사수냐 결별이냐. 공격형 포수 박동원(30)의 거취가 KIA 타이거즈의 스토브리그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3일 2023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40명이다. 이번 FA 시장엔 KBO리그 최고 포수로 불리는 양의지(35·NC 다이노스)를 필두로 유강남(30·LG 트윈스), 박세혁(32·두산 베어스), 박동원 등 각 팀 주전 포수들이 대거 FA 자격을 얻었다.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등 여러 팀이 일찌감치 FA 시장 참전 의사를 보이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KIA가 다시 ‘큰손’으로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KIA는 지난겨울 FA 최대어 나성범(33)을 6년 150억 원에 영입했고, 미국에서 돌아온 양현종(34)과 4년 103억 원에 계약했다.

2022시즌 5위를 마크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둬 올 겨울에도 확고한 전력 보강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야수 뎁스를 강화했다. 추가 트레이드뿐 아니라 외부 FA 영입도 저울질하고 있다.
변수는 내부 FA 박동원의 거취다. KIA는 지난 4월 내야수 김태진(27),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 현금 10억 원을 키움에 내주며 박동원을 데려왔다. 박동원은 트레이드 후 112경기에 나서 타율 0.244(352타수 86안타), 17홈런, 53타점, 51득점, 장타율 0.440을 올리며 공격형 포수 면모를 뽐냈다.

KIA는 일찌감치 박동원과 다년 계약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계약 조건을 두고 여전히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박동원이 FA 시장에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장정석(49) KIA 단장은 최근 한국스포츠경제와 통화에서 “실무진이 (박동원의 잔류를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여러 차례 만나 서로 생각하는 조건을 주고 받았다”며 “의견 차이는 있다. 우리는 최종안을 제시하고 박동원 측의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FA는 쉽게 오지 않는 기회다. 가치를 평가받고 싶어 하는 선수의 마음도 이해는 한다”고 밝혔다.

2023 FA 최대어로 꼽히는 양의지. /연합뉴스
2023 FA 최대어로 꼽히는 양의지. /연합뉴스

KIA는 박동원과 이별도 염두에 두고 플랜 B를 준비하고 있다. 박동원과 결별이 현실화하면 포수 영입전에 뛰어들 전망이다. 포수 FA 영입이 여의찮으면 내야수 영입을 추진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외부 FA 2명은 쉽지 않다. 샐러리캡의 압박 때문이다. KBO는 리그 전력 상향 평준화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하는 샐러리캡(선수 지급 금액 상한액)을 14일 발표했다. 2021, 2022년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소속 선수 중 연봉(연봉, 옵션 실지급액, FA 연평균 계약금 포함) 상위 40명의 금액을 합산한 구단의 연평균 금액의 12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샐러리캡이 설정됐다. 이 기간 KBO 리그 각 구단 샐러리캡은 총 114억2638만 원이다. 샐러리캡을 넘어 계약하면 1회에 초과 분의 50%에 해당하는 돈을 제재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2회 연속 이면 초과 분의 100%에 해당하는 제재금을 납부해야 하고,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3회 연속 초과하면 150% 액수의 제재금을 납부해야하고 다음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KIA는 2022시즌 선수단 연봉 총액이 115억6339만 원으로 샐러리캡을 초과한다. 샐러리캡에 여유가 없어서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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