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신평, 롯데케미칼・롯데지주 등급전망 ‘부정적’으로 하향
롯데케미칼, 2분기 연속 적자…재무커버리지 지표도 저하
한기평 “롯데물산・캐피탈・렌탈・오토리스 등 신용도 영향”

[한스경제=김성욱 기자]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대규모 자금 유출이 불가피하면서 신용등급 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이로 인한 롯데그룹 계열사 전반의 신용등급도 하향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변경했다.

한신평은 “대규모 인수자금 지출 등으로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위축된 전방 수요 등 영업환경이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했다”며 등급 전망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우수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다변화된 제품 포프폴리오와 수직계열화된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사업경쟁력을 우수하다.

롯데케미칼 주요 재무지표. (출처 = 한국신용평가)
롯데케미칼 주요 재무지표. (출처 = 한국신용평가)

하지만 높은 원가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영업실적을 저하되고 있다. 3분기 연결 잠정 영업손실은 4239억원으로 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실질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884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8646억원으로 순차입금 규모가 증가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연결기준 총차입금/에비타(EBITDA) 지표도 1.5배에서 4.3배로 저하됐다.

여기에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 인수를 위해 2조7000억원 투자, 지난 10월 계열사인 롯데건설에 5000억원 단기 대여했을 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 등 신규사업 관련 투자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약화된 이익창출력, 대규모 투자부담 등을 감안하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확충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단기간 내 2021년 말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신평을 시작으로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도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예고한 상황이다.

한기평은 “계열사인 롯데건설 지원으로 재무융통성이 저하되고 있으며 추가 지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은 재무안정성에 부정적 요인”이라며 “최근 실적과 업황, 투자부담과 계열 관련 자금 유출 등을 고려하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시점에 검토했던 것보다 등급 하향 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하향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은 롯데그룹 계열사 중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변화는 롯데그룹 통합신용도와 연계해 변동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신평은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롯데지주 신용등급(AA) 전망과 롯데지주가 연대보증한 롯데쇼핑 신용등급(AA) 전망도 각각 부정적으로 동반 조정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전망이 변경됨에 따라 롯데지주 신용도 산출 기준점인 통합기준신용도 하향가능성이 확대돼 신용등급 전망을 변경했다”며 “롯데케미칼 신용도 변화여부가 롯데지주 신용도를 좌우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한국기업평가
출처 = 한국기업평가

한기평은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변화 시 영향을 받을 계열사로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 등을 꼽았다. 롯데건설은 최근 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면서 통합신용도 하락에 따른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PF 채무부담, 건설업 업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자체 신용등급 변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신용도 하락 시 롯데지주 신용등급 기준점인 가중평균신용도가 단기간 내에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자체 재무부담 경감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관련 구체적인 자금조달계획은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라며 “롯데케미칼의 신사업 투자와 관련한 주요 자금조달 계획이 가시화되는 시기에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및 계열사 신용등급 변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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