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올해 10월 기준)한 결과, 전체 공시율은 71.5%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가장 많은 업종은 자동차부품업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기업이 많이 속해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제약·바이오업은 정보공개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금융지주 업종은 9개 기업이 포함됐다. 그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은 7개사(社)다. 

금융지주 업종의 공시율은 77.8%로, △건설·조선(83.3%) △물류(88.2%) △보험(83.3%) △은행·증권·카드(87.5%) △자동차부품(100%) △비금융지주사(88.2%) △화학·장업(78.6%) 등 7개 업종보다 낮았으며, △IT(66.7%) △식음료(57.1%) △엔터테인먼트(50.0%) △전기전자(55.0%) △전문기술(60.0%) △제약·바이오(45.5%) △철강·기계(75.0%) 등 7개 업종보다는 높았다. 15개 업종 중 8위로, 향후 더 많은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금융지주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7개사는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이다. 이들 기업 모두 올해 7월31일 이전 정보공시했으며, 자사 홈페이지를 포함해 한국거래소 홈페이지까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했다. 

지속가능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기업은 메리츠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 2개사였다. 2개사 모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계획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한국투자증권은 2년에 한 번씩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발간되고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의 계획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지주는 내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경우 2021년 성과까지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돼있다. 

금융지주 업종에서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GRI(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라인 입안을 위한 연구센터)·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국제기준을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KB금융지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6개사였다. 하나금융지주는 3개 국제기준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곳은 신한지주다.  2023년부터 적용될 예정인 최신 글로벌 스탠다드인 'GRI Standard 2021'을 미리 활용하고 있었다.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는 지속가능보고의 핵심 개념인 영향·중대성 주제·실사·이해관계자 등 개념을 포함한다.

금융지주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국제기준 활용도는 SASB(85.7%)를 제외한 UN SDGs와 GRI·TCFD 등 3개 기준이 100%로 집계됐다.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0개사였다. 이 중 금융지주 업종은 9개사 가운데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8개사가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지주 업종은 9개사 가운데 △KB금융지주(2명) △신한지주(1명) △하나금융지주(1명) △BNK금융지주(1명) 등 4개사만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70개사(35%)에 불과했다. 최근 EU(유럽연합)의 공급망 실사지침과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발표는 스코프3를 측정해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다만, 금융지주 업종 9개 기업만 놓고 보면 약 78%가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하고 있었다. KB금융지주를 비롯해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7개사다.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를 통해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고 있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43개사 중 136개사(95.1%)가 중대성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21개사는 선도적으로 이중 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이슈 풀을 구성하고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 측정결과를 종합한 이슈의 우선순위 결정을 매우 중요하게 다뤘다. 이중 중요성평가는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해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을 통한 검증절차를 밝고 있었다. 137개사(95.8%)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기준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했는지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또한 84개사(58.7%)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산정됐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지주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7개사(KB금융지주·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BNK금융지주·JB금융지주·DGB금융지주)는 모두 보고서에 '중대성 평가'와 '3자 검증 의견서' 항목을 포함하고 있었다. 

추가로 '이중 중대성 평가' 항목까지 포함한 기업은 △KB금융지주 △신한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4개사였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7개 기업 중에서도 중대성 평가에 관해서는 질적 특성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DGB금융지주는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산정됐는지에 대해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는 거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들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사업 계획·비전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KB금융지주는 2027년까지 채용 다양성을 15%, 성별 다양성을 20%, 역량 다양성을 30%까지 끌어 올리고 2030년에는 ESG 상품·투자·대출 5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환경 측면에서는 2040년까지 '내부 탄소배출량 제로(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앞으로도 KB만의 차별화된 ESG경영 실천을 통해 전 세계가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길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신한지주는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인정받는 금융그룹으로 진화하기 위해 그룹 중기전략인 'F.R.E.S.H(질적성장·회복탄력성·디지털생태계·인적역량·지속가능) 2020s'를 2020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F.R.E.S.H 2020s'의 차별적 성장 방향성을 기반으로 2021년 변화를 추진했으며,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올해부터 그룹의 미래성장성 제고 및 가치평가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NEXT 2030'을 위한 새로운 비전으로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을 수립했다. 또, 이를 토대로 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경쟁과 협력, 'Beyond Finance'의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2022년 중점추진과제를 선정했다.  디지털과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금융과 비금융을 넘나드는 장기적인 질적 성장 기반을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ESG경영 추진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받는 그룹이 되고자 중장기 ESG 목표, 3대 전략 및 9대 전략 과제로 구성된 그룹 ESG 전략 체계를 구축했다. 나아가 그룹 차원의 ESG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그룹사별로 ESG 목표를 부여하고 이행실적을 경영진 성과평가에 연동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BNK금융지주는 '지역과 함께 세계로, 고객과 함께 미래로'라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그룹 중장기 경영계획인 'GROW 2023'에 따라 글로벌 스탠다드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디지털 가속화 등 그룹의 경영환경을 약화시키는 대내외적 위기상황에 적극 대응함과 동시에 미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핵심역량 제고에 매진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그룹 핵심 사업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JB금융지주는 ESG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고객·임직원·주주·협력사·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와 함께 긴밀하게 소통하며 ESG 활동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또, 실효성 있는 ESG 운영 시스템 및 제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현재 지주와 계열사에 전달돼 추진되고 있는 ESG 주요 과제는 성과 지표화돼 정량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ESG 성과를 확대할 계획이다.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리스크 관리와 주요 계열사의 선전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47% 증가했으며, 비대면채널 고객 수는 전년대비 30.6% 성장하는 등 디지털 비즈니스 역시 안정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확장해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실현하고, 이를 금융활동 속에 통합해 고객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장기적인 가치와 투자수익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동용 기자 dy0728@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