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8월 발의 후 여전히 상임위서 머물러
양향자 의원 "야당 당략 매몰...여당, 정치력 無"
반도체 업계 "하루라도 빨리 통과 돼야"
양향자 의원이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활동 성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양향자 의원이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활동 성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반도체 굴기를 위한 'K칩스법'이 여야의 정치적 갈등 심화에 국회 통과가 요원한 상황이다. 법안을 발의한 양향자 의원이 거듭 촉구하고 있지만 이번 정기국회 내 입법은 미지수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K칩스법 또는 반도체특별법으로 불리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지난 8월 발의 후 여전히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머물고 있다. K칩스법은 지난 6월 말 발의된 법안이다. 국가적 반도체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시기인만큼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 비율을 최대 30%까지 늘리는 등 각종 규제 완화와 정부 지원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대만, 중국도 국가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에 힘쏟고 있다. 이들과 경쟁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중심에서 벗어나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전환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10월 ICT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6.2% 감소한 94억1000만달러로 나타났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가 줄면서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 단가가 감소했다.   

비메모리 전환을 돕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K칩스법의 국회 통과가 필요하지만 3개월이 넘도록 산자위에서 제대로 된 심사도 받지 못한 채 계류 중인 것이다. 

국회 내에선 K칩스법을 대표 발의한 양향자 의원만 법안 통과 시급성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양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이지만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해당 법안을 내놨다. 

양 의원은 그동안 수많은 언론 인터뷰 및 관련 세미나에서 K칩스법 통과를 촉구했으나 여야의원들은 요지부동이다. 양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한국의 미래를 망치는 매국노(埋國奴)'라는 글을 올려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양 의원은 해당 글에서 "첨단산업을 사수·육성하지 못하면 미래를 땅에 파묻는(埋) 일이다. 첨단산업을 망치는 자들은 국가의 미래를 매장하는 매국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여당은 법안 통과를 위해 야당을 설득할 정치력과 의지가 없다. 야당은 '국힘 좋은 일', 즉 여당 특위에서 만든 특별법을 통과시켜주기 싫은 것"이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특히 다수야당인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에겐 "반도체 특별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통과 의지가 있는가. 그렇다면 언제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어느때 보다 강도 높은 비판에 대해 양향자 의원실은 "다음 주에 법안 심사 소위가 있는 상황이다. 의원님이 양당 간사에게 계속 연락하는 등 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양 의원의 간절한 마음을 읽어달라고 당부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하루 빨리 입법이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사실 반도체 업계로선 K칩스 법안도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그마저도 절실한 상황이다. (국회가) 하루 빨리 통과를 시켰으면 한다"며 "하루가 늦어질수록 반도체 산업 경쟁력은 더 하락한다는 점을 고려해달라"며 국회에 당부했다. 

서동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