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케이캡, 2028년까지 100개국 진출 목표
펙수클루, P-CAB 제제 유일 위염 적응증 획득
렉라자, 1차 치료제 인정받나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정’. /HK이노엔 제공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정’. /HK이노엔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HK이노엔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대웅제약 ‘펙수클루(펙수프라잔)’ 유한양행 ‘렉라자(레이저티닙) 등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이 발매 후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여기에 제형 다양화와 적응증 확대 등 추가 무기를 장착해 글로벌 시장을 노크한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케이캡은 올해 3분기까지 원외처방액 92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8% 늘었다. 이 약물은 지난해 출시 3년 만에 처방액 1000억원을 달성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도 블록버스터 품목 기준인 1000억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원외처방(국내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한 금액) 데이터에 잡히지 않는 수치까지 포함하면 케이캡 판매금액은 훨씬 클 것이라고 분석한다.

케이캡은 지난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국산 30호 신약으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복용 편의성을 개선했다. 지난 5월 출시한 ‘구강붕해정’은 물 없이 입에서 녹여 먹는 제형으로, 알약 복용이 어려운 환자까지 커버할 수 있게 됐다.

적응증도 확대했다.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5개 적응증을 갖고 있다.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케이캡은 몽골을 비롯해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총 34개국에 진출해있다. 최근 미국 임상 3상을 시작했으며, 현지 파트너사인 브레인트리는 미란성 식도염(EE)와 비미란성 식도염(NERD) 적응증에 대해 각각 1250명과 633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HK이노엔은 오는 2028년까지 100개국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는 2024년 (미국) 임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판은 오는 2025년 예상되고, 유럽 진출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고 말했다.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 /대웅제약 제공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 /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펙수클루, 무서운 초반 성장세

또다른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대웅제약 ‘펙수클루(국산 34호)’ 역시 출시 초반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여줬다. 지난 7월 1일 급여출시 후 한 달 동안 10억원 넘는 처방액을 기록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집계 기준 펙수클루는 올 3분기 44억6000만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월별로 7월 10억7000만원, 8월 15억3000만원, 9월 18억6000만원 등이다. 이같은 속도라면 6개월 누적 처방액 100억원 돌파가 유력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경쟁력도 끌어올렸다. 펙수클루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함께 지난 8월 국내 P-CAB 제제 중 유일하게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 위점막 병변 개선’ 적응증을 획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미국과 중국 등 세계 15개국 누적 기술수출 1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또한 지난 3일 필리핀 식약청(The Philippines FDA)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했으며, 브라질 인도네시아 태국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페루 등 7개국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대웅제약은 연말까지 글로벌 10개국 품목허가신청서(NDA, New Drug Application)를 제출하고, 오는 2024년까지 품목허가를 완료할 계획이다.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 /유한양행 제공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 ‘렉라자’, 1차 치료제 가능성… 7조 가치 입증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산 31호 신약 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출시 첫 해 매출을 약 300억원 추정한다. 내년엔 처방환자 증가로 5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목할 대목은 렉라자의 ‘진짜 능력’이 모두 드러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향후 1차 치료제로 허가받으면 매출은 급증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으며, 기존 치료제로 투약받던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되는 2차 치료제다. 

유한양행은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 아시아’에서 렉라자 단독요법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의 세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서 1차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으면 환자 범위가 훨씬 늘어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렉라자 임상 3상 결과 공개 후 내년 1차 치료제로 국내 허가변경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한양행은 얀센과 손잡고 렉라자를 글로벌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만들 계획이다.

실제로 렉라자 기술이전을 받은 글로벌 제약사 얀센은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매출 7조원 달성 가능성이 높은 5개 후보물질에 렉라자를 포함시켜 업계 이목이 쏠렸다.

얀센은 자사 이중항암항체 ‘리브레반트(아비반타맙)’와 렉라자 병용요법 임상 3상 1차 결과를 내년 상반기 중으로 도출할 계획이다. 이 임상은 렉라자 최대 경쟁약물로 꼽히는 영국 아스트라제카의 ‘타그리소’와 약효를 직접 비교하는 시험이다. 

유럽종양학회(ESMO 2021)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2)에서 공개된 렉라자 병용요법에 임상에서는 뛰어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얀센은 임상이 1차적으로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에 맞춰 미국 허가신청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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